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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 게재 일자 : 2018년 05월 04일(金)
공동주택 실거래價 60~70%, 단독주택 50%… ‘형평성 논란’
서울 일부단지 26% 껑충… 다주택자 보유세 수천만원 될 듯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올해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11년 만에 최고치인 10.1% 상승하며 강남권을 중심으로 주택 보유자들의 보유세 부담도 커지게 됐다. 아래 큰 사진은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 5단지 전경. 위 왼쪽 작은 사진은 15년째 가장 비싼 땅으로 꼽힌 서울 중구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월드점’ 전경. 위 오른쪽 작은 사진은 13년째 가장 비싼 공동주택으로 선정된 서울 서초구 서초동 ‘트라움하우스 5차’ 전경. 연합뉴스 뉴시스

토지·주택 가격공시제도

표준지공시지가 등 5가지 구분
‘표준’ 기반해 ‘개별’ 가격 매겨
稅·복지 등 59개 항목 기준價

서울은 공동주택 평균 10% ↑
종부세 대상 14만가구로 증가
1주택만으로 稅 47% 뛰기도

상가·빌딩 등 非주거용 건물
‘땅 + 건물’ 통합 산정 未도입
“주요 빌딩 시세 반영률 38%”


올해 단독주택에 이어 공동주택 공시가격까지 급등한 가운데 정부가 보유세 인상안까지 준비하고 있어 다주택자나 고가주택 보유자에 대한 ‘보유세 폭탄’이 현실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보유세 산정의 토대가 되는 공시가격의 실거래가 반영비율이 너무 낮아 ‘보유세 폭탄’은커녕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경우 자산가에게 혜택만 주는 셈이라며 공시가격을 실거래가에 가깝게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시가격은 누가, 어떻게 정하고 어디에 활용되는지와 공시가격을 둘러싼 논란의 배경을 살펴본다.

1 부동산 가격공시제도

정부가 매기는 토지와 주택의 ‘적정가격’이다. 과세·복지·부담금 등 59개 분야의 기준이 된다. 예컨대, 재산세나 종합부동산세 같은 보유세를 물릴 때, 재건축 부담금을 산정할 때, 기초생활보장 수급 대상자를 결정할 때 공시가격을 토대로 한다. 토지부터 시작됐다. 노태우 정부는 토지 소유와 처분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적절히 제한할 수 있다는 ‘토지공개념’을 도입했는데 1989년 공시가격 산정의 근거가 된 ‘지가 공시 및 토지 등의 평가에 관한 법률’ 제정도 토지공개념의 일환이었다. 그 전까지는 부처별로 제각각 부동산 과표를 수집하다 보니 제대로 된 부동산 과세가 이뤄질 수 없었다. 2005년 ‘부동산 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로 개정(2016년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로 다시 개정)되면서 토지와 별도로 주택가격 공시제도도 시행되기 시작했다.

2 공시가격의 종류

크게 토지와 주택 부문으로 나뉘고 세부적으로는 총 5가지로 구분된다. 우선, 표준지공시지가는 전국의 약 3268만 필지 중 대표성 있는 50만 필지를 선정해 조사·평가하며 토지보상금, 개별공시지가 산정의 기초자료가 된다. 매년 2월 초 국토교통부가 발표한다. ‘서울 중구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화장품 판매점이 15년째 전국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곳으로 조사됐다’는 식의 뉴스를 본 적이 있을 텐데 이때 땅값이 표준지공시지가다. 5월 말 공시되는 개별공시지가는 말 그대로 전국의 모든 필지에 매기는 가격으로 표준지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산출한 것이다.

단독주택은 표준단독주택공시가격과 개별단독주택공시가격으로 나뉜다. 공시지가와 마찬가지로 앞에 표준이 붙은 표준단독주택공시가격은 대표성을 띤 22만 가구를 고른 것으로 1월 말 발표된다. 전체 단독주택에 대한 가격은 4월 말 공동주택공시가격과 함께 발표되며 공동주택공시가격은 아파트, 연립, 다세대 등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한 가격이다.

3 누가 어떻게 조사하나

표준지공시지가는 지역별 감정평가사가, 개별공시지가는 시·군·구 공무원이 표준지공시지가를 바탕으로 산정한다. 산정된 가격은 표준지는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를, 개별은 시·군·구 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를 각각 거쳐 공시된다. 주택은 표준 및 공동주택은 한국감정원이, 개별은 시·군·구 공무원이 조사해 ‘적정가격’을 구한다.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예로 들면 550명가량의 감정원 조사자가 1년간 거래된 매물을 분석하는 식이다. 중개업소나 인터넷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최대한 많은 가격 자료를 모으고 시세의 90~100% 수준으로 범위를 설정한 뒤 그중 하단 가격을 고른다. 그리고 ‘공시비율’ 80%를 곱해 산정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하단 가격을 선택하고 공시비율 100%가 아닌 80%를 적용하는 데 대해 “안정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4 조회·반론 어떻게?

국토부가 운영하는 ‘부동산공시가격알리미’(www.realtyprice.kr:447)를 통해 조회가 가능하다. 공시 전 의견제출과 공시 후 이의신청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공동주택 가격의 경우 올해 4월 30일 공시했는데 3월 15일~4월 3일 공동주택 주민들의 의견을 제출받았다. 총 1290건의 의견이 제출됐고, 상향요구는 213건, 하향요구는 1077건으로 정부와 감정원은 재조사를 통해 3분의 1 정도인 363건을 재조정했다. 상향요구는 주로 담보대출 받기를 원하는 경우, 하향요구는 세 부담을 줄이고 싶어 하는 경우라고 한다. 부동산가격알리미 사이트에서 가격을 열람한 뒤 기재양식을 내려받아 온라인으로 제출하거나 직접 지방자치단체를 방문해 접수할 수 있다. 공시 후 이의신청도 같은 방법으로 하면 된다. 공동주택공시가격의 경우 오는 29일까지 할 수 있다. 이의신청 처리결과 정정되는 가격은 6월 26일 재조정해 공시한다.

5 현실 반영 못한다는 지적

정부는 ‘적정가격’을 산정해 조사한다고 하지만 공시가격(지가)이 실거래가에 한참 못 미쳐 현실 반영률이 너무 낮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공동주택의 경우 실거래가 대비 60~70%, 단독주택은 50% 정도다. 실제로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 1단지’ 전용면적 107.47㎡는 공시가가 19억7600만 원이었는데 올 2월 기준 실거래가는 33억8000만 원이었다. 공시가가 실거래가의 58%로 절반을 겨우 웃도는 수준이다. 한정희 국토부 부동산평가과장은 지난달 28일 공동주택공시가격 발표 사전 브리핑 시 “도입 때는 현실화율이 40~50%밖에 안 됐는데 지금은 그래도 많이 올라온 편”이라며 “시세가 엄청나게 뛰더라도 공시가격을 더 올리는 것은 쉽지 않고 시세가 5% 뛸 때 공시가격을 6% 올리는 방식으로 대응한다”고 말했다. 또 “정부 차원에서는 끌어올리려고 하는데 지자체장들은 올리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며 “보험료가 바로 올라가고 기초연금 대상자들이 그 기준에 의해 탈락하기 때문에 민원이 발생할 소지가 많다”고 말했다.

6 공시가격 급등과 집값

올해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평균 10.1%나 올랐다. 서울의 공시가격 상승률이 높았던 이유는 재개발과 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공시가격은 특히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상승 폭이 컸다. 송파구가 평균 16.1%나 올랐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전용면적 76.5㎡)와 잠실엘스(84.8㎡)의 공시가격은 11억5200만 원, 10억2400만 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25.2%, 26.7%나 뛰었다.

강남구와 서초구 역시 13.7%와 12.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남구 은마아파트(76.79㎡)의 공시가격은 지난해 8억 원에서 올해 9억1200만 원으로 14.0%,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107.47㎡)는 같은 기간 16억2400만 원에서 19억7600만 원으로 21.7% 상승했다. 이처럼 공시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고가의 주택을 2채 이상 소유한 다주택자들은 수천만 원의 보유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부동산중개업계에서는 4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 등으로 상승세가 꺾인 강남권 집값이 본격적인 보합세 혹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11년 만에 가장 많이 오른 가운데 최근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아파트 공인중개업소 매물정보판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7 가장 비싼 곳은 ?

올해 서울 단독주택 공시가격도 7.3%나 상승, 100억 원이 넘는 단독주택도 지난해 8채에서 21채로 늘었다. 가장 비싼 주택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용산구 한남동 자택으로 지난해보다 40억 원이 뛴 261억 원으로 나타났다. 2위 역시 이 회장의 이태원동 주택으로 공시가격은 235억 원이다. 아파트는 서초구 서초동 ‘트라움하우스 5차’가 2006년 이후 전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 자리를 13년째 유지했다. 트라움하우스 5차(273.64㎡)의 올해 공시가격은 68억5600만 원이다. 지난해 66억1600만 원보다 3.63% 올랐다. 2위는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전용면적 244.78㎡)로 공시가격이 54억6400만 원에 달했다. 한편 지난 2월 발표된 표준지공시지가 최고가 땅은 서울 중구 명동 ‘네이처리퍼블릭’이 입주해 있는 곳으로 1㎡당 9130만 원이었다.

8 종부세 대상주택 급증

공시가격이 오르면서 올해 14만 가구 이상이 종부세를 내야 할 상황에 부닥쳤다. 종부세 대상인 공시가격 9억 원 초과 주택 수는 올해 14만807가구로, 지난해보다 4만8615가구가 늘어났다. 서울 9억 원 초과 주택 수는 13만5010가구로, 지난해보다 52.5%나 급증했다.

지난해 9월 ‘50층 재건축’ 허용 이후 가격이 폭등한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76.5㎡의 올해 공시가격은 11억5200만 원이다. 지난해 9억2000만 원보다 25.22%나 올랐다. 이 아파트를 1채만 갖고 있다면 재산세와 종부세 등 소유자가 부담해야 할 보유세는 총 397만 원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270만 원에서 47%나 오른 것이다. 지난해 공시가격이 8억800만 원이었던 송파구 잠실엘스 84.8㎡는 올해 10억 원을 넘겼다. 이에 따라 지난해 224만9760원의 재산세가 올해는 재산세 292만4688원, 종부세 24만7603원 등 총 317만 원 정도를 내야 한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131.48㎡도 공시가격이 지난해 13억6000만 원에서 올해 15억6000만 원으로 2억 원(14.7%) 오르면서 보유세가 지난해 522만 원에서 636만 원으로 커진다.

전국 공시가격 최고가를 기록한 서초구 서초동 트라움하우스 5차 273.6㎡도 올해 공시가격이 68억5600만 원으로 보유세는 5519만 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9 전문가 견해

현행 공시지가 산정 시스템은 부동산의 입지적 특성이나 형상, 경사 등 물리적 특성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게 난다. 또 일반아파트와 단독주택의 시세반영률이 달라 조세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재산세, 상속세, 종부세 등 토지와 주택에 대한 과세 기준이 되기 때문에 반드시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일반아파트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은 60∼70% 수준인데 단독주택의 시세반영률은 50%에 그치고 있다.

박철형 한국감정원 주택공시처장은 1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주택공시가격에 대한 국민 관심도가 높아지고 고가주택·단독·공동주택 유형별 불균형성에 대한 개선의 필요성은 높아지고 있지만, 신뢰성 있는 정책통계지표가 없고 조세저항 등의 우려로 급격한 현실화를 추진하기엔 한계가 있다”면서 “표준 부동산 수를 확대하고 신뢰성 있는 지표를 마련해 적정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부동산국책사업팀장도 이날 비주거용 건물의 건물시가표준액 현실화를 주장했다. 김 팀장은 송파구 잠실 롯데타워를 예로 들면서 “공사비만 3조8000억 원이 투입된 제2롯데월드 건물시가표준액이 1조3000억 원으로 33%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10 非주거용 공시가격 도입

그동안 비주거용 부동산은 토지(개별공시지가)와 건물(건물기준시가·시가표준액)을 각각 산정해 합산하는 방식으로 과세가 이뤄져 왔다. 이에 따라 상업업무용 빌딩의 경우 시세의 30~40% 수준으로 보유세가 부과됐다. 이 때문에 형평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경실련은 5대 기업이 보유한 서울 시내 주요 빌딩 공시가격 대비 평균 시세 반영률은 38.7%에 그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비주거용건물(상가·오피스·빌딩)도 땅과 건물 가격을 통합 산정해 공시하는 비주거용 부동산 가격공시제도는 참여정부 때인 2005년 도입하기로 결정됐다. 하지만 실제 도입은 번번이 미뤄지다가 국토부가 2015년부터 비주거용 부동산 가격공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감정원과 조세연구원, 지방세연구원 등을 통해 연구용역을 해왔다. 하지만 여전히 도입이 미뤄지고 있다. 비주거용건물 공시가격제는 조세 형평성 차원에서 도입을 더 미루기는 어려운 문제로 보이지만 경기부양과 일자리 창출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실제 시행을 두고 정부와 정치권이 고민하고 있는 이유다.

김순환·박수진 기자 soon@munhwa.com
e-mail 김순환 기자 / 경제산업부 / 부장 김순환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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