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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8년 05월 10일(木)
안경 性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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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수 조사팀장

안경의 발명자나 한반도에 전래된 과정은 정확하지 않다. 13세기 말 이탈리아 베네치아 지방의 유리공예 제작자들에 의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는 게 통설이다. 1450년 독일 구텐베르크가 인쇄기를 발명한 이후 성경을 찍어내면서 안경 수요가 늘어 확산됐다. 국내에는 조선 선조 때 외교사절로 중국과 일본을 다녀온 학봉 김성일이 처음 들여왔다고 한다. 안경이 일반화된 것은 17세기 이후다. 양반들 사이에서 권위의 상징물로 여겨지며 안경을 이용하기 시작했고, 19세기 들어선 각 계층으로 퍼져나갔다. 기생들도 안경을 사치품으로 차고 다닐 정도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4·27 남북정상회담에 안경을 쓰고 등장했다. 지난 7∼8일의 2차 북·중 정상회담에서는 안경을 끼지 않았다. 제스처와 헤어스타일, 패션, 안경 착용 등은 의도적인 것 같다. 안경 착용으로 젊은 모습에서 벗어나고, 안경을 썼던 김일성·김정일처럼 안정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분석됐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장으로 있을 당시 안경을 쓰지 않았다. 대통령 취임 무렵부터 착용하기 시작했다. 군 출신이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지적이며 위엄 있게 보이기 위한 목적이 컸다.

인도의 국부 간디가 쓴 동그란 안경은 사람들에게 온화한 분위기를 주었고, 백범 김구의 안경도 신뢰감의 상징이었다. 이처럼 남성들이 안경을 쓰면 지적이고, 안정감 있는 이미지로 덧칠된다. 하지만 여성이 쓰면 얘기가 달라진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여성의 안경은 모양 빠지는 얼굴의 상징이었다. 혹은 드세고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치기도 했다. 외모지상주의와 성차별적인 인식이 여성들에게 안경 대신 렌즈를 착용하라고 무언의 압박을 가했다.

여성운동이 사회적으로 확산하면서 ‘여성의 안경’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컬링 여자국가대표팀 김은정 선수는 뿔테 안경을 쓰고 경기에 나서 ‘안경 선배’라는 별명을 얻으며 인기를 끌었다. 최근 KBS 아나운서와 MBC 앵커가 여성임에도 안경을 쓰고 뉴스를 진행해 화제가 됐다. 암묵적으로 지켜왔던 가이드라인에 균열을 냈기 때문이다. 제주항공도 최근 국적 항공사 중 처음으로 여성 승무원의 안경 착용을 허용했다. 개성도 살릴 수 있고, 세상 읽기도 도와주는 안경 착용에 남녀 구분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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