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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8년 05월 14일(月)
청개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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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규 논설위원

전래 동화 ‘청개구리 이야기’라면 한국인은 다들 알고 있다. 이 민화로 인해 청개구리는 꼼짝없이 불효자식, 어기대는 사람, 또는 반대로만 하는 사람의 대명사가 되고 말았다. 어미가 죽거든 산에 묻지 말고 냇가에 무덤을 만들라고 한 유언을 곧이곧대로 이행했다가 후회막급, 비 올 때만 되면 청개구리가 운다는 것이다.

그러면 진짜로 청개구리는 언제 우는가. 겨울잠에서 깨어난 따뜻한 이른 봄날과 기온이 한결 썰렁해진 늦가을 벼 베기 철이다. 그리고 암컷의 산란기, 곧 짝짓기철에도 운다. 이때 노래하는 놈은 모두가 수컷이다. 수놈만이 목에 울음주머니, 명낭(鳴囊)이 있기 때문이다. 울대에서 낸 소리를 울음주머니에서 공명시켜 바리톤 또는 테너의 음색으로 세레나데를 열창하는 것이다. 연인을 위한 밤의 연가는 여느 때의 목청과는 그 결이 사뭇 다르다. 한결 부드러우면서도 애절한 데가 있다. 개골개골보다는 꽈아∼꽈아∼꽈아 하는 소리에 가깝다.

청개구리가 우는 때는 또 있다. 일반 개구리는 대개 짝짓기철 밤에 우는 데 비해, 청개구리는 산란기가 아니어도 찌는 듯 무더운 여름날 비가 올 듯하면 한낮에도 운다. 민감한 피부로 공기 중의 높은 습도를 감지하곤 나뭇가지나 호박잎 등에 폴짝 뛰어올라 ‘개골개골개골’ 숨 가쁘게 울어대는 것이다. 그러니 비 올 무렵이면 청개구리가 운다는 동화 속 내용은 일정 부분 사실이다. 한 마리가 울면 인근의 청개구리들까지 가세해 울어대니 매우 시끄럽다. 이 울음을 레인콜(raincall)이라 하는데, 일본인들은 아마나키(雨鳴き)라고 한다. ‘비 울음’이란 뜻이다. 그래서 청개구리의 일본 이름도 아마가에루(雨蛙)다. 중국 이름 역시 칭와(靑蛙) 또는 위와(雨蛙)이다. 영어권에서는 트리 프로그(tree frog)라고 한다.

여야 간에 때아닌 ‘청개구리’ 설전이 벌어졌다. ‘드루킹 특검’ 도입을 위해 단식투쟁 중인 제1야당 원내대표를 향해 여당 대표가 ‘빨간 옷 입은 청개구리’라고 막말을 한 것이다. 청개구리를 인문학적으로만 접근했다. 생물학적 소양도 필요하다. 청개구리는 주변 색깔에 따라 보호색을 띠기도 한다. 그리고 촉촉하고 부드러운 피부의 점막에는 독 성분이 섞여 있다. 균으로부터 몸을 지키기 위한 이 분비물이 눈이나 상처에 들어가면 실명하거나 병원 신세를 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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