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6·13’ 후보자 정책 입장 조사>진보정당 후보들 정책입장 균질… 보수정당은 상당한 격차

정의·민중 후보간差 1%내외
바른미래 71% · 한국당 69%
민주 35%로 중간쯤에 위치

정의당 나경채·민중당 김진숙
광역단체장 후보중 가장 진보
바른미래 남충희 가장 보수적
경기, 입장差 적고 서울‘극명’

6·13 지방선거에 출마한 광역단체장 후보들의 정책입장이 진보정당의 경우 매우 균질한 반면 보수정당은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서울과 강원·경북 등은 후보 간 정책입장 차이가 극명하게 갈리는 대결 양상인 반면, 경기는 유력 후보 간 입장 차가 가장 적었다.

◇‘극과 극’ 대결 양상 서울 = 28일 문화일보·서울대 폴랩(Pollab) 공동 광역단체장 후보 정책입장 조사 결과 가장 진보적인 후보는 나경채 정의당 광주시장 후보와 김진숙 민중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타났다. 반면 남충희 바른미래당 대전시장 후보의 정책입장이 가장 보수적인 성향으로 조사됐다. 나 후보와 김 후보를 포함한 진보정당 후보들은 일반 유권자의 정책입장과 비교했을 때 대부분 0.3% 내 진보적인 성향으로 조사돼 ‘이념정당’으로서 면모를 보였다.

주요 정당 후보 중에는 최문순 더불어민주당 강원지사 후보가 가장 진보적인 성향이었다. 진보정당 후보 중 가장 보수적으로 조사된 권태홍 정의당 전북지사 후보보다 진보적인 성향으로 나타난 민주당 후보는 최 후보 외 오거돈(부산), 오중기(경북), 이재명(경기) 후보였다. 이들의 백분율은 1% 내로 조사됐다. 반면 남충희 후보의 뒤를 이어 자유한국당 정창수 강원지사 후보, 이철우 경북지사 후보,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 등이 보수적인 성향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백분율은 90%를 넘었다.

서울은 박원순 민주당 후보가 -1.75,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가 0.30, 김문수 한국당 후보가 0.95의 정책입장 점수를 나타내 주요 후보 간 입장 차가 큰 지역에 속했다. 박원순 후보는 응답한 53명 후보 중 21번째로 진보적인 반면, 안철수 후보는 40번째, 김문수 후보는 49번째로 조사됐다. 강원과 경북은 출마 후보들이 소속 정당 후보 중에서도 정책입장이 분명한 편이어서 가장 극과 극의 대결 구도를 보였다. 반면 경기지사에 도전하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1.90), 남경필 한국당 후보(-0.71)의 정책입장 백분율 차이는 21.6%에 불과했다. 대전·충남 등도 상대적으로 후보 간 정책입장 차이가 적었다.

◇진보는 균질, 보수는 이질 = 같은 정당 후보들 간 정책입장 전수의 편차를 절댓값으로 비교하면 민중당(5명 응답)이 0.29, 정의당(8명 응답)이 0.44로 매우 균질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바른미래당(9명 응답)은 2.03으로 편차가 가장 컸다. 한국당(13명 응답)도 1.98로 바른미래당 못지않게 편차가 큰 편이었다. 민주당(12명 응답)은 1.67로 조사됐다. 백분율로 비교하면 차이가 더 극명하게 드러났다. 정의당과 민중당은 후보들 간 편차(절대값)가 1% 안팎에 불과한 반면, 바른미래당은 71.1%, 한국당은 69.7%에 달했다. 민주당은 35.4%로 중간 정도로 조사됐다.

서울대 폴랩 관계자는 “후보 간 정책입장 점수의 편차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당의 스펙트럼이 넓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지만 정책·이념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으로 모인 정당이라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바른미래당의 편차가 가장 크게 나타난 것은 기존 양당 구도에서 벗어나 제3지대 정당을 추구하며 ‘헤쳐모인’ 당의 정체성을 보여줌과 동시에 한계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당의 편차가 민주당에 비해 상당히 크게 나타난 것은 여론조사 등에서 나타난 초반 판세에서 쉽지 않은 선거를 치르고 있는 한국당의 어려움을 보여준다. 민주당은 후보 간 이념적 결속력이 주요 정당 중 가장 강하게 나타났다.

12명의 후보가 응답한 민주당에서는 김영록 전남지사 후보, 송하진 전북지사 후보,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 양승조 충남지사 후보 순으로 보수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 폴랩 관계자는 “강원·부산·경북 등 보수 성향 지역색이 강한 지역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들이 가장 진보적으로 조사되고 호남 등 전통적인 텃밭의 후보들이 보수적으로 조사된 것은 특이할 만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한국당에서는 남경필 경기지사 후보가 가장 진보적인 것으로 조사됐고, 박경국(충북), 박성효(대전), 이인제(충남) 등 충청권 후보들이 뒤를 이었다. 한국당은 상대적으로 민주당보다 지역의 정책입장 성향과 후보들의 정책 성향이 유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