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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파워인터뷰 게재 일자 : 2018년 06월 01일(金)
“세계경제 긴축 본격 돌입… 국지적 新금융위기 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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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일본 아오야마가쿠인대 교수가 지난달 15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세계경제연구원 강연 직후에 가진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신흥국 금융위기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창밖을 응시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아오야마가쿠인大 교수

아르헨·터키 등 환율 급락
글로벌 금융위기 아니지만
지역별 ‘작은 위기’ 가능성
韓日 자금유출 우려는 적어

美 올 2~3회 금리인상 예고
EU·日도 부양책 점진 축소
7년간 양적완화 시대 마감
글로벌경제 큰 전환의 시기


사카키바라 에이스케(原英資·77) 아오야마가쿠인(靑山學院)대 특별초빙교수와의 인터뷰가 진행된 지난달 15일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기록적인 폭락을 보였다. 이날 오전까지 6% 가까이 폭락하던 페소화 가치는 인터뷰가 끝날 때쯤에는 2%포인트가량 더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아르헨티나를 시작으로 터키와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6월 위기설’이 확대될 것이란 우려에 대해 사카키바라 교수는 ‘지역적 위기’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 1990년대 대장성(현 재무성) 관료 시절부터 단답형이기는 하지만 기존 일본 관료사회의 전형에서 벗어나 핵심적인 말만 골라 하기로 유명했던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향후 세계 경제의 방향에 대해서 망설이지 않는 분석을 내놨다. 그의 입에선 ‘크라이시스(crisis·위기)’란 말이 수시로 나오기도 했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1990년대부터 매년 2, 3차례 한국을 찾는 친한파며, 한·일 관계 또한 과거가 아닌 미래를 우선시한다. 그는 이날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주최 조찬간담회 강연을 통해 한국과 일본의 경제 협력을 강조했으며, 북한의 경제 개방을 촉구하기도 했다. 세계 경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쳐 1990년대 ‘미스터 엔(Mr. Yen)’으로 불렸던 그에게 최근 신흥국 위기부터 물어봤다. 인터뷰는 세계경제연구원 간담회 직후에 이뤄졌다.

―최근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터키 등 신흥국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6월 위기설도 나오는데 신흥국발 금융위기 가능성을 어떻게 보나.

“아르헨티나를 시작으로 신흥국들의 화폐가치가 연이어 떨어질 수 있는데 ‘작은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지금 신흥국의 금융위기는 미국의 달러가 오르는 데서 시작한다. 달러가 오르니 미국 당국은 금리를 올리게 되고 글로벌 투자자금이 신흥국을 떠나 미국으로 이동하게 된다. 신흥국들은 경제적 기반이 취약하면서 정치·사회적 리스크도 커 금융위기에 대처하기 쉽지 않다. 이번에도 위기는 위기지만 작은 위기 수준으로 1997년쯤의 아시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은 아니다. 지역적 위기로 볼 수 있는데 아르헨티나와 터키 등 신흥국 시장에서 한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주변국으로 영향이 더 퍼질 것으론 보이지 않는다.”

―앞으로 미국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2∼3차례 더 올리면 한국과 일본에 투자된 자금이 미국으로 이동할 가능성은.

“자금 이동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 자금 이동의 문제는 미국이 시장의 예상을 넘어 금리 인상을 하느냐는 것이다. 시장이 예상한 규모를 넘긴다면 문제가 될 것인데 지금 시장에서는 미국이 연내에 2∼3차례 금리 인상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어 큰 문제는 아니다. 신흥국 시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겠지만 한국과 일본처럼 시장이 안정된 국가들은 크게 걱정할 문제가 아니다.”

―신흥국 금융위기를 비롯해 올해 세계 경제 움직임이 전반적으로 심상치 않은데 어떻게 보나.

“올해는 세계 경제가 큰 전환점에 선 시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0년 전후로 선진국들은 약 7년간 금융 완화를 통한 적극적인 경기 회복 대책을 취해왔다. 미국은 2009년부터 크게 3차례에 걸쳐 양적완화 정책을 취했고, 일본도 2013년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 취임 후 공격적인 금융 완화 정책을 취했다. 이런 적극적인 금융완화 정책의 결과, 세계 경제는 순조롭게 회복돼 2010년부터 3∼5%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었다. 세계 주요국의 주가지수도 지속적으로 상승했으며 국제유가 등 자원 가격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2017년 말을 기점으로 미국의 통화 정책은 완화에서 긴축으로 돌아섰으며, 상승세였던 미국 주가도 완만하게 하락해 갈 것이다. 일본은행은 여전히 금융완화 정책을 이어갈 것처럼 행동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출구를 향하고 있다고 본다. 유럽중앙은행(ECB)도 부양책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도 20년이 지났다. 당시 대장성에서 본 상황은 어땠나.

“1997년부터 대장성 재무관(차관)으로 근무해 상황이 기억나는데 태국과 말레이시아에서 시작된 위기가 한국으로 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당시 한국은 경제적인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강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금융위기가 한국에 상륙하는 것을 보고 굉장히 놀랐다.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로 들어가기 전에 일본을 찾아온 한국 정부 담당자들과 만났다. 하지만 한국이 일본에 외환 상황을 공개할 수 없는 등 한계가 있어 정부 차원의 지원이 어려웠고 IMF와 협상하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지금 한국경제의 기회 요인은 무엇이고, 위기 요인은 무엇인가.

“한국은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겪으며 구조조정에 성공했다. 우선 제조업에서는 자동차와 반도체를 비롯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금융과 정보기술(IT)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외환위기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성장했다. 한국 내에서는 낮은 경제성장률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잠재성장률이 낮지 않고 일본과 같이 경제가 성숙해지는 국가에서 1%대 성장률을 기록하는 것을 감안하면 한국의 3%대 성장률은 결코 낮지 않다.”

―한국 경제를 두고 중국과 일본 사이에 낀 ‘넛 크래커(nut-cracker)’라는 비유가 자주 나오는데.

“경제면으로 볼 때 한국은 세계적인 선진국이다. 한국은 삼성과 LG 같은 세계적인 제조업체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기술력에서도 일본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 ‘넛 크래커’라는 말도 주로 한국에서 사용되는 것으로 아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 한국은 일본, 중국과 같이 세계 경제를 이끄는 국가 중 하나다.”

―1990년대 세계 금융시장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미스터 엔’이라는 별명을 얻었는데, 별명에 만족하나.

“1995년 대장성 국제금융국장으로 부임했을 때 뉴욕타임스(NYT)가 ‘미스터 엔’이란 별명을 붙여줬는데 정말 영광스러운 이야기였다. 당시 나의 카운터파트였던 미국 재무부 래리 서머스가 농담으로 ‘사카키바라가 ‘미스터 엔’이면 나는 ‘미스터 달러’라고 불러달라’고 말할 정도였다. 당시 나의 역할에 비해 굉장히 과분한 평가였다고 생각한다.”

―플라자 합의로 일본 엔화가 평가 절상돼 수출 경쟁력을 잃었다는 것이 정설인데, 일본 입장에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하나.

“플라자합의 이후 엔화 가치가 상승해 일본은 수출 경쟁력을 잃었고 이후 흔히 말하는 ‘잃어버린 10년’이나 ‘잃어버린 20년’이라고 불리는 경제침체에 들어섰다. 그렇다고 해도 당시 세계 경제 상황에서 이를 피하기는 어려웠다. 당시에는 일본과 독일 경제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해 미국에 압박이 되던 상황이었다. 세계 경제에서 인위적인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를 의식해 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 재무장관들이 모였고, 이 중 무역수지 적자와 재정적자에 시달리던 미국의 주도로 독일과 일본의 통화를 인위적으로 평가 절상했는데 당시에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일본은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이다. 일본 경제의 강점은 무엇인가.

“일본 경제의 가장 큰 강점은 제조업이다. 일본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자동차와 가전 등 다양한 산업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 그중에서도 자동차 산업의 성장이 두드러져 지금 일본을 유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0년대 세계 시장을 석권했던 가전 업체들도 최근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파나소닉은 가전을 축소하고 사물인터넷(IoT) 기반 사업에 진출했고 소니는 그동안 적자 부문이던 TV 사업과 컴퓨터 사업을 정리하고 이미지센서 사업 등으로 재편했다. 국가적으로 봤을 때 산업 영역이 다양하면 경제 위기를 겪어도 쉽게 쓰러지지 않는다. 일본은 최근 외국인 관광객들이 급격히 늘어 관광업 또한 강세인데, 도쿄 올림픽이 개최되는 2020년 이후로는 관광 등 서비스업도 일본의 대표적인 산업이 될 것으로 본다.”

―일본 경제의 약점은 무엇인가. 일본 대학생들의 높은 취업률을 두고 한편에서는 인구 감소에 대한 우려도 있다.

“일본의 인구 감소 문제와 급격한 고령화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것은 맞는다. 한국은 일자리 부족이 문제라고 하는데 일본은 일자리에 비해 일할 노동력이 부족한 게 우려되는 상황이다. 일본 내에서는 1990년대 세계 최저 출산율로 고민하던 프랑스가 출산·육아 비용을 지원해 주는 복지 정책으로 반등에 성공한 모델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미국의 경우에는 지속적으로 이민을 받아들여 출산율 저하에 따른 인구 감소 우려가 적다. 하지만 일본은 노동력이 부족함에도 이민정책에 개방적이지 않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지속할 수 있다. 아직까지 일본 내에서는 인구 감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뚜렷한 해법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민 정책에 보수적인 일본 사회의 특성상 외부 인력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결국 인구가 감소하고 젊은층이 줄어들기 때문에 일자리를 채우지 못하는 게 숙제인데 어떻게 해소할지 계속 논의해야 할 것이다.”

―일본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나아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미국이 빠진 채로 진행됐는데.

“일본엔 의미가 있다고 본다. 우선 미국은 빠졌지만, 나머지 11개국이 다 참여하게 됐다. 세계 무역의 15%를 차지하는 국가들이 일본 주도로 모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CPTPP는 체결국 중 6개국 이상이 자국 내 국회 비준 절차를 마치면 그 시점에서 60일 후 발효되는데 이미 일본과 멕시코가 자국 내 절차를 마쳤으며 호주와 뉴질랜드도 대부분 절차를 마친 상태다. 그리고 미국도 다시 CPTPP에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 아직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CPTPP에 완강한 반대 입장을 내비치고 있는데 그건 오는 11월 열리는 중간선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심지지층인 백인노동자층의 표심을 고려해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웠다. 당장은 가입하기 힘들겠지만 11월 이후에는 CPTPP 참여 국가들의 정치·경제적 압박이 강해질 것이고, 미국 내에서도 일부 제조업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경제단체가 CPTPP 가입을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계속 반대하기는 힘들 것이다.”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평소 아시아 경제의 연대를 강조했는데, 중국-한국-북한-일본으로 이어지는 동북아 경제의 미래를 전망해달라.

“아직 북한이 어떤 방식으로 경제를 개방할지 구체적인 방향이 나오지 않아 속단하기는 이르다. 다만 북한 내부에 대한 연구를 보면 노동 인구가 많고 지하자원 또한 상당하다. 한국과 일본은 북한의 경제 개방을 도울 자금력을 갖고 있으며, 중국도 국경지대의 경제 개발을 도울 수 있다. 4개국이 경제적으로 연대할 수 있는 환경은 갖춰져 있다. 하지만 북한의 경제 개방은 단기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단기적인 환상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핵무기를 폐기한 북한의 미래를 어떻게 보나. 북한 시장이 개방되면 동북아시아의 새로운 경제 활성화 요건이 된다고 생각하나.

“북한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국가로, 단기적으로 어떻게 바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분명 아시아 경제에 긍정적인 변화를 몰고 올 것이다. 2000년대 들어 8∼10% 이상 성장하던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최근 6%대로 내려왔다. 인구 증가 또한 멈춘 상태다. 북한이 시장을 개방한다는 것은 중국에 이어 아시아 경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공하는 것으로, 경제활성화 요건이 된다.”

―한국 내에서는 통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비용에 대한 우려가 크다.

“단기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지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다만 독일의 예를 보면 한반도 통일의 효과에 대해 알 수 있다. 독일 통일을 두고 1990년대만 해도 ‘통일병’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우려가 컸다. 상승세이던 경제가 침체하자 서독 지역 내에서 불만이 나왔고 동독 지역에서도 차별에 대한 불만이 컸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독일 통일은 굉장히 성공적이다. 통일 전 인적·물적 교류가 있었던 독일에 비해 한국과 북한의 통일은 어려운 과제가 더 많을 것이지만 궁극적으로 시간이 흐르면 독일과 같이 통일이 긍정적이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남북이 통일되면 궁극적으로 많은 문제가 초기에는 발생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고 효과적으로 국가가 운영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초기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빠르게 봉합하는 것이 관건이다.”

―4·27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통일에 대한 기대도 생기고 있다. 일본은 한반도 통일을 어떻게 보고 북한 문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일본 입장에서 북한은 안보 면에서 위협의 대상이다. 이는 미국과 한국도 비슷할 것이다. 일본을 비롯해 아시아 국가들은 한국과 북한이 통일되면 역내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아시아 국가들은 북한이 국제사회에 복귀하는 것을 환영할 것이다. 통일에 가장 큰 걸림돌은 북한의 핵 문제다. 이것이 단기적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북한의 핵을 폐기하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것이지만, 이 과정을 거쳐 정상국가로 돌아오길 바란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시대의 경제 정책을 평가하면 어떤가. 아베 내각이 강조했던 ‘세 개의 화살’은 성과를 거뒀다고 보나.

“아베 내각의 경제 정책은 성공했다고 본다. ‘세 개의 화살’은 금융완화 정책과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구조개혁인데 첫 번째 화살인 일본은행의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은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실적이 회복되는 등 성공을 거뒀다고 본다. 하지만 재정지출 확대와 구조개혁은 아직 효과가 나왔다고 보기 힘들며 좀 더 상황을 봐야 한다. 2012년부터 아베노믹스를 강하게 밀어붙이면서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에는 540조 엔(약 5400조 원)을 넘어섰다. 특히 아베 총리는 2012년 30%이던 법인세 최고세율을 23.4%까지 낮추고 기업들의 경영환경에 방해가 되는 규제들을 없애는 등 강한 추진력 없이는 할 수 없는 정책들을 해나가고 있다.”

―아베 총리에 대한 사학 스캔들 의혹이 심상치 않다. 일본 언론의 여론조사에서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과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의원에 대한 지지율이 높은데.

“사학 스캔들은 지난해 초부터 나온 것으로 작은 의혹 정도로 보인다. 일본 내 여론조사에서 아베 총리 지지율이 떨어졌지만 총재 선거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으며 사학 스캔들 의혹이 계속돼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9월 총재 선거에서는 아베 총리 외에 마땅한 인물이 없어 그의 재선이 유력하다고 본다. 여론조사에서는 고이즈미 의원과 이시바 전 자민당 간사장이 1, 2위를 하고 있다. 하지만 고이즈미 의원은 나이가 30대로 지나치게 젊고 파벌도 갖고 있지 않다. 차기가 아니라 차차기에 어울린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의원들의 지지가 낮아 당선되기 힘들다. 지난 2012년 총재 선거에서도 이시바 전 간사장은 파벌 의원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미국이 한국과 일본, 유럽 주요 국가의 철강과 자동차 등에 고율 관세를 적용하는 문제로 해당 국가들의 반발이 크다. 하지만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장기적으로 이어지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는 중간선거와 연계돼 있다. 오는 11월 예정돼 있는 중간선거에서 표심을 잡기 위해 보복 관세를 적용하는 것인데 그 이후에는 이와 같은 기조를 유지하기 쉽지 않다.”

―미·중 무역갈등은 타협을 이룰 것으로 생각하나.

“미국이 중국에 대한 무역적자 문제가 계속되면서 생기는 문제인데 단기적으로는 타협을 이룰 것으로 본다. 최근 국면을 보면 미국은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며 수면 아래에서 접촉을 활발히 하고 있다.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중국이 일정 부분 양보하며 타협을 이룰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타협을 이루더라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미국의 중국에 대한 무역적자는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반복될 문제다.”

―평소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는데 결국 중국이 지역적 파워 국가가 되는 것이 아닌가 .

“지역적 파워 국가를 넘어 지금보다 더 세계적인 강국이 될 것이다. 중국은 이미 10년 전에 GDP 면에서 일본을 넘어섰고 앞으로 이르면 10년 후 미국을 제치고 1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19세기 초반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가 움직이던 시대가 다시 도래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중국 경제력이 강해지면 주변국에 그에 맞는 국력을 행사할 것인데 이건 한국과 일본에 위기일 수 있다. 반면에 아시아 국가가 파워 국가로 성장하는 만큼 기회일 수도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가 다른 국가의 해외 투자와 상충된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이 일대일로 정책으로 대단히 큰 야심을 품고 있고 역내 국가를 지배하려는 구상을 갖고 있을 수 있다.그럼에도 중국과 대치할 수 없는 것은 일본과 한국 입장에서 중국이 갖는 경제적 중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금도 중국 경제의 영향력이 크지만 앞으로도 그 영향력은 계속 커질 것이다. 한국과 일본은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며 계속해서 동맹 관계를 유지해야 하지만 중국과도 협력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일대일로가 아시아 국가들에 해가 되지만은 않을 것이다.”

인터뷰 = 정철순 기자(국제부)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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