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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게재 일자 : 2018년 06월 01일(金)
지방분권은 주민 참여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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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새로운 도전은 종종 뜻하지 않은 오해를 불러온다. 지난해부터 정부에서 새롭게 시작한 ‘사회혁신’ 정책이 바로 그런 사례다. 정책 시작 초기 단계에서는 ‘친정부 단체를 지원하려 한다’ ‘시민단체에 예산을 주려는 사업이다’와 같은 오해가 있었다. 그러나 이런 우려와 달리 사회혁신은 주민들이 더 나은 삶을 위해 스스로 사회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전북 정읍의 송죽마을은 주민이 재배한 모시 잎을 마을기업에서 판매해 마을기금을 적립했다. 그 기금에서 4년째 월 10만 원씩 80세 이상 동네 어르신들에게 연금을 지급하고 있다. 광주시 서구의 발산마을은 비어 있는 주택을 리모델링하고 주민이 직접 마을체험 캠프를 운영했다. 마을 방문객이 6배로 늘어나면서 동네가 활력 있는 마을로 살아났다. 서울 금천구 독산4동은 골목길의 만성적 주차난을 해결하고자 주민들이 지혜를 모은 결과 거주자 우선 주차 구역 14면을 공유 주차 공간으로 바꿀 수 있었다. 주민들 스스로가 참여하는 사회혁신은 이미 우리 주변에서 이렇게 진행되고 있다.

영국, 미국 등 세계의 많은 정부는 10여 년 전부터 사회혁신을 중요한 정책 방향으로 도입했다. 유럽연합(EU)은 ‘유럽 2020 전략’ 보고서에서 “사회혁신은 시장이나 공공부문이 적절하게 충족시키지 못하는 사회적 요구를 해결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기 위해 시민들의 독창성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사회혁신은 사람들에게 권한을 부여하고 새로운 사회적 관계와 협력을 만들어냄으로써 혁신을 창출한다”고 밝히며 사회혁신을 향후의 중요한 정책 방향으로 선정했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고령화, 기후변화, 청년실업과 같이 사회 구성원 대다수의 협력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 등장하고, 더불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주민들의 역량 또한 성장하고 있다. 이제 주민들은 정책의 대상이 아니라, 문제 해결의 주역으로 바뀌고 있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사회혁신의 확산이 중요한 것은, 이것이 풀뿌리민주주의를 강화하고 건강한 지방분권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지역균형발전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지방분권이 필수적이라는 점에는 모두가 공감한다. 그러나 지방분권은 단순히 국가 사무를 지자체에 넘겨준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지자체와 지방의회의 역할이 강화되는 것과 함께 지역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아래로부터 지역 주민들의 지역 정치에 대한 감시와 참여가 있어야 지역 토호나 기득권 세력의 배만 불리는 껍데기 지방분권을 견제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우리의 지방자치 경험에서 이런 사례는 결코 적지 않았다. 국민이 지방분권이라는 대의에는 동감하면서도 실제 이를 추진하는 데 망설이는 것은 이 같은 불신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회혁신은 주민을 사회문제 해결의 주체로 호명한다. 주민들에게 기회와 자원을 줌으로써, 지역 발전에 대한 권한과 책임 또한 주민 자신에게 있음을 천명한다. 자신의 삶과 지역 문제에 대해 주인의식을 갖고 참여한 전북 정읍의 송죽마을, 광주광역시 서구의 발산마을 그리고 서울 독산4동 주민은 바로 그 성공 사례다.

사회혁신에 대한 오해는, 지방분권의 완성을 위해서는 주민 참여가 필수적임을 좀 더 일찍 그리고 충분히 이해를 구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도 없지 않다는 반성을 한다. 오는 13일의 제7회 전국동시 지방선거와 함께 이제야말로 정치권 일각의 불신도 떨어내고 주민이 주역이 되는 지방분권 시대를 열어나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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