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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최명식 기자의 버디 & 보기 게재 일자 : 2018년 06월 01일(金)
LPGA 한국계 선수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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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교포 이민지가 5월 28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LPGA 볼빅챔피언십에서 우승했습니다. 기자는 이민지의 우승으로 한국 국적 및 교포 선수를 포함한 ‘한국계(係)’가 LPGA투어 누적 199번째 우승을 달성했다고 보도했습니다. LPGA투어에서 구옥희(2013년 사망)가 1988년 한국 선수로는 첫 승을 올린 이래 현재까지 30년 동안 167승을 합작했습니다. 한국계로 불리는 교포 선수들도 32승을 거뒀습니다.

기사가 나간 뒤 댓글에는 주로 “한국 선수도 아닌데” “이럴 때면 한국 운운하냐” 심지어 “기분 나쁘다”는 내용까지, 예상외로 부정적인 감정이 섞인 글이 많았습니다. 이처럼 LPGA의 한국계를 대하는 ‘팬심’은 예상보다 냉담했습니다.

사실 LPGA투어에는 이민지와 같은 교포 선수가 많습니다. 이들은 한국에 고향과 친인척이 있고, 우리 식 이름으로도 불리고, 한국인 피가 흐르기에 국적만 다를 뿐 우리 이웃과 다를 바 없다는 반응도 여전합니다. 실제 교포 출신 선수 중에는 외국 선수보다 한국 선수와 ‘언니-동생’으로 더 친하게 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가 그렇듯이 말입니다. 교포 선수 역시 자국에서 늘 ‘한국 출신’이란 꼬리표가 붙어 다니긴 매한가지죠. 오히려 어정쩡한 입장이어서 정체성에 혼란을 겪었던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미운털’이 박힌 때도 있습니다. 미셸 위와 크리스티나 김은 미국 대표로 출전한 라이더컵 때 성조기를 얼굴에 그려 미국인보다 더 성조기를 사랑하는 선수가 됐고, 리디아 고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은메달을 획득하고 뉴질랜드 국기를 몸에 두른 모습이 사진에 찍혔습니다. 선수들은 현재의 조국에 최선을 다한 것이었겠지만, 국내 팬들에겐 ‘천생 외국인’이라는 낙인이 찍힙니다. 여기에 남자 교포 선수라면 ‘병역문제’ 탓에 미운털이 하나 더 박힙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점점 다인종·다문화 시대로 가는 만큼 혈연만 강조하는 것은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이런 맥락이라면 지난 2월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금발 머리’와 ‘파란 눈’을 가진 외국 선수들이 귀화해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을 위해 땀을 흘린 것도 자연스럽다는 설명입니다.

그래서 고백합니다. 2011년 최나연이 LPGA투어 한국인 100승을 할 때도 펄 신, 미셸 위, 크리스티나 김 등이 거둔 승수를 포함했기에 지금까지 한국계를 고집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고민입니다. 200승을 1승만 남겨둔 상태에서 1일 개막된 US여자오픈이나 이후 다른 대회에서 한국 선수나 한국계 선수가 우승하면 ‘200승 합작’으로 계속 써야 할지….

mschoi@munhwa.com
e-mail 최명식 기자 / 체육부 / 부장 최명식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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