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영화 이어지면 나만의 장르로 굳히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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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리턴즈’로 돌아온 권상우

“‘식인상어’가 나이가 들어가서…성동일 선배 건강만 허락되면 시리즈를 계속 이끌어가고 싶어요. 하하.”

‘탐정:더 비기닝’(2015)에 이어 속편인 ‘탐정:리턴즈’(감독 이언희·13일 개봉)에서도 성동일과 호흡을 맞춰 코믹 연기를 펼친 배우 권상우는 시리즈가 계속되길 바라는 마음을 이같이 전했다. 농담처럼 던진 말 속에 그의 간절함이 담겨 있다. 그는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탐정:더 비기닝’이 ‘신과 함께’처럼 대박 나지 않았는데도 속편을 만들게 돼 감개무량하다”며 “우리의 합이 좋아 가능성을 보고 제작해주셔서 간절한 마음으로 물 흐르듯 연기했다”고 말했다.

장대만(권상우)이 만화방을 운영하며 아내(서영희)의 눈을 피해 강력반 형사 노태수(성동일)와 함께 미제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를 그린 1편에 이어 2편에서는 아예 만화방을 정리한 대만과 휴직을 한 태수가 탐정사무소를 차린 뒤 의문의 사고사를 재조사하며 엄청난 음모를 밝혀내는 과정을 풀어냈다. 권상우는 자신에게 딱 맞는 옷을 입은 듯 힘을 뺀 연기로 이야기를 이끈다. 그에게 “‘인생 캐릭터’를 만나 훨훨 날았다”고 말을 건네자 “선배님과 호흡이 잘 맞아 유연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2000명의 관객을 모시고 시사회를 했는데 예상하지 못한 지점에서 큰 웃음이 쏟아져 깜짝 놀랐어요. 1편보다 시나리오가 안정됐고 코미디 부분이 강화됐어요. 완성본을 보니 편집이 깔끔하게 됐더라고요. 많은 분량이 잘렸는데도 기분이 좋았어요. 한 두신 더 나오면 뭐하겠어요. 예상하지 못한 지점에서 관객들이 웃어주는 걸 보고 희열을 느꼈어요. 반갑고 고마운 일이죠.”

배우 손태영의 남편이자 10세 아들, 4세 딸의 아빠인 그에게 “권상우와 대만의 닮은 점이 뭐냐”고 질문을 던졌다.

“60% 정도 닮았어요. 집에서 아내와 아이들에게 밀리는 것과 아내를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이 비슷하죠(웃음). 그래도 대만처럼 지질하지는 않아요. 아내 허락 없이 만화방을 넘기지도 못할 거고요. 이번 속편이 잘돼서 시리즈가 계속 이어지면 제 장르로 굳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른 배우가 해봐야 ‘권상우 따라 하기’밖에 안 될 테니까요(웃음).”

이번 속편에는 이광수가 사이버 수사대 출신 여치로 합류해 웃음 포인트를 늘렸다.

“성동일 선배가 광수 얘길 하도 많이 해서 처음인데도 친한 후배로 느껴졌어요. 인사성도 밝고, 사람에 대한 신뢰가 있는 배우예요. 코미디감도 좋고, 기본적으로 연기 역량이 돼서 전혀 걱정 안 했는데 역시 잘해냈네요.”

권상우는 앞으로 6∼7년 동안 영화에만 집중하고 싶다고 밝혔다.

“‘말죽거리 잔혹사’ ‘천국의 계단’은 이제 아무 의미 없어요. 과거의 흔적일 뿐이죠. 20대, 30대 때 인터뷰하며 마흔까지 연기하겠다고 했는데 이미 그 나이가 지났잖아요. 이젠 기회가 주어지는 시간까지 알차게 일하고 싶어요. 그래서 내년 초까지 영화 3편을 연이어 하기로 했어요. 그다음 생각은 안 해 봤지만 아들로, 남편으로, 아빠로 좀 더 충실해지고 싶어요.”

글·사진 =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