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양역세권 도시개발사업, 조합임원·대행사 검찰 고발 파행

경기 의정부시 녹양동에 추진 중인 역세권 도시개발사업 조합원들이 조합을 불법 운영하며 토지를 임의대로 처분한 조합임원과 사업대행사(시행자)를 검찰에 고발하는 등 녹양역세권 도시개발사업이 파행을 겪고 있다. 조합원들은 조합에 대한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의정부시를 조사해 달라며 경기도에 감사를 요청한 상태다.

12일 녹양역세권 도시개발사업 조합원들에 따르면 의정부시 녹양동 일대 14만 8500㎡에 역세권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도시개발법과 조합정관을 위반한 혐의로 도시개발사업 조합 임원과 사업 대행사 ㈜M건설을 최근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P모 조합장과 대행사 관계자를 불러 조사하는 등 조합의 비리 및 불법행위 여부에 대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에는 조합원들이 의정부시가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해 각종 비위가 발생했다며 경기도에 감사요청을 했다.

녹양역세권 도시개발사업은 토지주가 중심이 돼 환지방식으로 구도심을 개발하는 사업으로 사업비 1조 2000억 원이 투입되는 조합형태의 민간개발 방식이다. 이 사업은 경기도가 지난 2014년 승인했다.

조합원들은 조합이 총회 의결 없이 체비지를 도시평가협의회 부위원장인 M건설 김모 대표에게 헐값에 매각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합이 김 씨에게 매각한 공동주택용지 체비지는 주상복합용·준주거용 체비지보다 훨씬 낮은 가격( 49.5%)에 수의계약을 통해 매각됐다는 것.

공동주택 A1블럭의 부지 가운데 체비지 1만 9753㎡ 도 조합 총회 의결 없이 사업부지로 매각됐는데도 시가 “ 조합 내부의 일”이라며 전혀 관리·감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환지조성 과정에서 일부 토지는 사라지기도 했다.

또 상업용지 B-B1블럭의 경우 2015년 6월 경기도 고시 당시 환지 예정지가 4만 5956㎡으로 확정됐으나 같은해 9월 환지가 1만 4796㎡으로 축소(토지가 107억 5000만 원 누락)하는 내용의 조합총회 환지 계획안을 만들었다가 조합원들의 반발로 당초 면적으로 환원해놓았다.

특히 가능동 91-2 등 40필지의 경우 토지평가협의회가 구성되기 전 2015년 7월 토지평가를 협의하면서 M건설 김모 대표가 1320㎡의 토지를 더 받아가게 했다는게 조합원들의 주장이다.

조합원 이모(51) 씨는 “조합원의 토지는 감보율(공공시설 부담 토지비율) 65%의 토지로 환지 처리하는 반면 대행사 M건설의 토지는 10%미만의 감보율로 환지 처리하는 등 조합이 대행사의 이익만 추구했다 ”고 말했다.

조합임원들은 총회 및 토지평가회의를 거의 열지 않은 데다 거짓회의록을 시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조합원들에게 사업진행을 공개하지 않거나 서류 열람을 거부하고 있다.

대행사 M건설 김모 대표가 조합의 부조합장(이사)를 겸임하며 파산한 법인 케이제이의 대표로도 등록돼 있어 조합임원 자격요건에 대한 논란마저 일고 있다.

의정부=오명근 기자 om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