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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업이 창업 육성 이끈다 게재 일자 : 2018년 06월 14일(木)
6개월 창업자금에 전문가 자문 · 사무공간까지 ‘전방위 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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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영석(앞줄 왼쪽) 대디포베베 대표와 직원들이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롯데액셀러레이터에 있는 사무실에서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제품 관련 회의를 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5) 롯데그룹, 스타트업 지원 ‘엘캠프’

시장 검증 등 초기단계 돕고
판매 채널간 중간다리 역할도

유통·서비스·관광·금융 등
계열사와 다양한 협업 추진

1~3기 스타트업 42개 업체
입주이후 가치 1843억 달해


“아∼ 가만히 좀 있어 봐!” 롯데홈쇼핑을 다니는 전영석 씨는 8개월 된 아이의 기저귀를 갈아 주는 것이 하루 일과 중 힘든 일 가운데 하나였다. 엉덩이 밑에 깔아 놓은 기저귀는 계속 발버둥 치는 아이의 발놀림에 여지없이 균형을 잃고 삐뚤어졌다. 양발로 아기의 팔을 잡아 누르고, 한 손으로는 아기의 양발을 잡아 들어 올린 다음 한 손으로 기저귀의 균형을 맞춘 뒤 재빠르게 팬티형 기저귀의 ‘찍찍이’를 붙였다. 특히, 아기와 함께 외출했을 때 기저귀를 가는 일은 만만치 않은 ‘고생’이었다. 아이를 겨우 일으켜 세워 놓고 기저귀를 갈려면 아이를 잡아야 하는 손과 기저귀를 갈아야 하는 손, 최소한 손이 4개는 있어야 했다.

“바둥대는 아기의 기저귀를 갈아 주는 것이 너무 힘든 거예요. 무엇보다 외출했을 때 아이 기저귀를 갈아주는 일이 장난이 아니었어요. 좀 더 쉽게 기저귀를 갈아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사업 아이템을 찾게 된 거죠.”

그래서 전 씨가 생각해 낸 것이 팬티형 기저귀 앞면에 허리띠 역할을 하는 찍찍이 밴드를 덧대는 아이디어였다. 서 있는 아이 허리에 허리띠처럼 밴드 띠를 맨 뒤 기저귀를 두르는 것이다.

전 씨의 아이디어는 지난 2016년 6월 진행된 롯데그룹의 사내벤처 프로젝트 1기 공모전에서 200여 건의 쟁쟁한 아이디어를 모두 물리치고 1등을 차지했다. 전 씨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대디포베베’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대표를 맡았다. 제품명도 ‘로맘스’라고 지었다.

전 대표는 “막상 회사를 차리기는 했지만, 사업화를 위해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했다”며 “다행히 롯데액셀러레이터에서 시장 검증 등 초기 단계부터 탄탄히 다질 수 있도록 도와줬고, 그룹 내 계열사를 비롯한 판매 채널 간 중간다리 역할을 해 줘 빨리 안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 대표는 롯데액셀러레이터의 든든한 지원에 힘입어 2020년까지 매출 182억 원, 영업이익 13억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2015년 설립된 ‘벅시’ 역시 롯데액셀러레이터가 발굴한 스타트업 기업이다. 언론인 출신의 이태희 대표와 LG전자 출신의 이재진 대표가 의기투합해 설립한 회사다. 이 대표의 아이디어는 기사가 포함된 렌터카 중개 플랫폼이었다. 해외여행이나 출장을 가는 여행객에게 집 문 앞에서 공항 출국장 앞까지 말 그대로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 서비스를 해 주는 것이다.

이 대표는 “과거 해외 출장을 가는데 공항버스를 타려면 집에서 15분가량을 걸어가야 했는데, 큰 짐을 갖고 가기에는 먼 거리였다”며 “콜밴이 있었지만 너무 비쌌다. 그런데 해외에 나가보니 이런 도어 투 도어 운송 서비스가 매우 발달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 역시 창업 1년차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자금과 규제 문제 등이 이 대표를 괴롭혔다. 그때 만난 곳이 바로 롯데액셀러레이터였다. 액셀러레이터를 통해 롯데렌탈이 지난 1월 벅시에 9억5000만 원의 지분투자를 했다. 이 대표는 “롯데액셀러레이터를 통해 서비스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그룹 계열사들과의 협업이 많이 이뤄졌다”며 “롯데그룹 전반과 협업이 잘 이뤄지면서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꿈은 세계적인 투자자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으로부터 투자를 받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손 회장이 아직 투자하지 못한 곳이 바로 한국인데, 벅시가 첫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스타트업 회사는 모두 롯데그룹의 스타트업 투자 펀드인 롯데액셀러레이터의 발굴로 빛을 보게 됐다.

롯데액셀러레이터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제안으로 2016년 1월 일반 주식회사로 설립됐다. 지난해 10월 금융감독원에 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 등록을 하면서 스타트업 기업 투자 및 보육 활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기 시작했다.

2016년 4월 개소식을 하고 본격적인 스타트업 지원활동에 나선 롯데액셀러레이터의 대표적인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은 ‘엘캠프(L-camp)’다. 이 프로그램은 초기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6개월간 창업지원금(2000만∼5000만 원)을 비롯해 사무 공간, 전문가 자문 등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사업 초기 투자금과 사무실 등이 절실한 스타트업에는 매우 절실한 항목들이다. 현재 4기를 운영 중이다.

엘캠프 프로그램의 가장 큰 차별점은 국내 최대의 고객 접점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그룹 계열사들과 협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유통·서비스·관광·케미칼·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 성공 가능성을 테스트해 볼 수 있고, 실제 매출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사업력을 인정받을 경우 관련 계열사의 추가 투자를 받을 수도 있다. 엘캠프 1기부터 3기까지, 총 42개의 스타트업 중 3분의 1 이상 업체가 롯데 계열사와 협업 중이거나 협업했던 사례가 있다.

이계준 롯데액셀러레이터 홍보팀장은 “엘캠프 1∼3기 스타트업 42개 사를 분석한 결과, 입주 시점 이들의 기업 가치는 총 1097억 원이었으나 현재는 1843억 원으로 77.1% 증가했다”며 “후속 투자 유치율도 60%에 달하고, 초기 스타트업 때 고용한 직원은 총 254명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기준으로는 390명으로 53.5% 증가해 고용 창출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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