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입하는 정치권, 의혹 키우는 포스코… 모두 문제”

재계 “회장 선정 투명 공개하고
지분도 없는 정치권은 손떼야”

“지분 1%도 없는 정치권이 뒤늦게 개입하는 것이나, ‘깜깜이’ 선출 절차로 의혹을 계속 키우는 포스코 승계 카운슬 모두 문제다.”

포스코 사정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21일 “국민 의혹이 큰 포스코 차기 회장 선정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포스코는 20일 오후 8차 회의를 열어 차기 회장 후보군을 5명으로 압축했다.

그러나 여전히 후보들을 공개하지 않는 데 대해 비판이 커지고 있다. 포스코는 4년 전엔 5명으로 압축된 후보자의 면면과 선정 이유 등을 공개했지만 이번에는 계속 비공개하기로 했다. 포스코 측은 “후보자의 명예 보호, 후보 간 갈등 차단, 불필요한 외압 가능성을 없애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철강업계 관계자는 “승계 카운슬이 후보를 압축하다가 갑자기 후보가 늘어난 이상한 과정이 있어 의혹을 키웠다”면서 “차기 회장의 기준으로 글로벌 경영 역량, 혁신 역량, 핵심산업에 대한 이해도 등을 내세웠는데 후보들을 알 수 없는 탓에 제대로 평가하는지를 두고 의문이 생기고 확인되지 않은 소문만 증폭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계에서는 후보자가 압축된 시점에 느닷없이 개입에 나선 정치권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포스코의 한 전직 임원은 “지분 1%도 없는 정치권이 민간기업인 포스코에 개입할 근거가 없다”면서 “처음부터 문제를 제기한 것도 아니고 뒤늦게 개입하고 나선 배경이 더 의혹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 등과 “지난 10년 포스코를 거덜 낸 적폐 세력들이 다시 또 포스코를 움켜쥐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뒤이어 추혜선 정의당 의원도 기자회견을 열고 “불투명한 절차를 중단하고 승계 카운슬을 해체하라”고 주장했다. 차기 회장 선출 과정에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개입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