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근무제, 美·EU처럼 1년 단위로 확대해야”

산업계 “제도 개선 논의 시급”

오는 7월 시행하는 근로시간 단축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국회가 근본적인 해법인 탄력근무제의 단위 기간 확대 등 제도 개선 방안 논의를 당장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산업계 관계자는 21일 “국회가 근로기준법 부칙에 달아 놓은 대로 탄력 근무제의 단위 기간 확대 등 제도 개선 방안을 2020년 12월 31일까지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준비하라고 미루기만 하면 국내 산업 특유의 ‘속도 경쟁력’은 크게 훼손되고, 엄청난 후유증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계 한 인사도 “탄력 근무제 개선방안을 2020년까지 준비하라는 것은 제도 개선 논의를 사실상 차기 국회로 넘긴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주요 선진국은 근로시간 단축과 탄력 근무제 확대 적용으로 ‘근로자 보호’와 ‘노동 유연성’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근로시간 단축만 붙든 채 ‘역주행’하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특히 유럽연합(EU)·미국·일본 등 주요 선진국은 ‘1년 단위’의 탄력 근무제 시행으로 기업 경쟁력 저하를 최소화하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2주 또는 3개월(단체협약 시) 단위’만을 고수해 활용 자체에 근본적으로 한계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신제품 출시에 앞서 적어도 3~6개월 동안은 막바지 연구개발(R&D)에 집중해야 하는데, 최대 3개월까지만 허용하는 탄력 근무제로는 인력 활용에 어려움이 크다는 얘기다.

한국경제연구원 관계자는 “현행 2주 또는 3개월 단위 제도로는 수요 변동이 크거나 속도 경쟁이 중요한 업종의 경우에는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국내에는 1997년 탄력 근무제가 도입됐으나 실효성이 떨어지면서 전체 기업의 활용률은 미미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