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오른 트럼프 “내달 푸틴과 정상회담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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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일 나토회담 전후 검토
볼턴, 다음주 모스크바 방문
러 스캔들 정면돌파 승부수
北 비핵화 방안도 논의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추진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미·러 관계 개선을 주장했으나 자신의 대선캠프와 러시아 간 내통 의혹인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에 발목이 잡혀 제대로 미·러 정상회담을 하지 못했다. 최근 미국 경제 호조와 미·북 정상회담 개최 등으로 국정 지지율이 급등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항해에 암초로 여겨지는 러시아 스캔들을 정면돌파하고 중간선거 승리 등으로 향후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22일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주지사들과 업무 오찬을 가진 자리에서 미·러 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묻는 질문에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답했다. 개릿 마킷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트위터에서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오는 25∼27일 영국, 이탈리아를 방문한 후 모스크바로 이동해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회동 가능성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이날 “실제 그런 일정이 있다”며 볼턴 보좌관의 방러 계획을 확인했다. 현재 미·러 관계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 반도 병합, 2016년 미 대선 개입 의혹 및 시리아 사태 등으로 냉전 후 최악의 상황이다.

미국과 러시아 간 정상회담은 7월 개최가 유력하다. 블룸버그통신은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정상회담이 7월 트럼프 대통령의 유럽 방문기간에 개최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외신들은 두 정상이 7월 11∼1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직후 유럽 내 한 국가에서 별도 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회담 장소로는 오스트리아 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미·러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것은 감세정책을 통한 미국 경제의 나 홀로 회복세와 미·북 정상회담 개최 등으로 최근 국정지지율이 급등한 데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갤럽이 18일 발표한 트럼프 대통령 국정지지율은 45%로 취임 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로이터통신, USA투데이 조사에서도 지지율이 각각 44%, 43%로 고공비행했다.

지난 14일 마이클 호로위츠 감찰관이 이끈 법무부 감찰팀 보고서에서 2016년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을 수사한 연방수사국(FBI) 요원 2명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난 문자를 주고받으면서 대선 승리를 막겠다고 언급한 사실이 확인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다 해임된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 등이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는 의심을 거두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은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에 대해서도 연일 비판 발언을 쏟아내며 압박 공세에 나서고 있다. 한편 미·러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양국 간 당면 현안과 함께 북한 비핵화와 체제 보장 등 한반도 정세 관련 논의도 심도 있게 다뤄질 전망이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