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잔영’ 짙은 충남도지사 관사 존폐 여부 ‘논란’

민선 7기 충남도정 출범을 앞두고 충남지사 관사의 존폐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충남도에 따르면 양승조 충남지사 당선자의 취임이 임박한 가운데 양 당선자의 관사 입주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사 관사는 내포신도시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홍성군 홍북읍 신경리 수암산 자락 2150㎡ 터에, 340.8㎡ 규모로 도지사 생활공간과 회의실, 창고, 경비실 등 4개 건물이 들어서 있다. 전기료 등 유지 관리비용이 매년 1000만 원 넘게 들고, 청원경찰 3명의 인건비도 소요된다.

관사 폐지론자들은 과거 관선 시대에 중앙에서 시·도지사를 임명해 내려보낼 때 관사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했지만, 민선 지방자치시대에는 불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구시대적 상징인 관사를 도민을 위해 다른 용도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17개 시·도 가운데 관사를 운영 중인 곳은 7곳에 불과하다며 ‘폐쇄가 대세’라고 주장한다.

특히 충남지사 관사는 여비서 성 추문으로 불명예 퇴진한 안희정 전임 지사의 ‘잔영’이 남아 있는 곳으로 새로운 도정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충남도의 한 공무원은 ”현재 관사는 2012년 도청 이전 사업을 지휘한 안 전 지사의 그림자가 곳곳에 배어 있는 곳“이라며 ”사건 당시 성난 주민에 의해 관사 유리창이 박살나고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데다 성 추문 사건이 연상되는 것도 문제이고, 주택가가 아닌 높은 산자락에 있는 관사의 위치와 외관도 권위주의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관사 존치론자들은 ”관사는 도지사가 숙식도 하지만 업무를 보는 공간으로 밤낮이 없는 도정 업무상 긴급한 대응 시 필요한 시설로 봐야 한다“며 ”양 당선자의 집이 천안에 있고 현재 홍성에 마땅한 거주지가 없는 만큼 있는 관사를 활용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한다. 양 당선자는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도민과 언론인의 의견을 듣고 사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전시와 세종시는 수년 전 관사를 없애고 시장 본인이 마련한 주택에서 거주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대전=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