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1926~2018>文대통령, JP빈소 방문않기로… 무궁화장 추서로 弔意 전달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보훈처장 조문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이 25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대통령 私的·정치적 인연 빼곤
의전상 前총리 조문은 전례없어

국민통합 관점에선 필요하지만
쿠데타 면죄부 우려 지적 고민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김종필(JP) 전 국무총리를 조문하지 않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을 통해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하는 것으로 조문을 대신하기로 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김 전 총리에게 김 장관이 준비가 되는 대로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할 예정”이라며 “문 대통령은 김 장관에게 ‘예우를 갖춰서 애도를 표하라’는 뜻을 전달했고, 조문은 이것으로 갈음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여권과 정부 내의 의견을 수렴하고 참모들과 회의를 통해 이 같은 입장을 결정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러시아 국빈 방문에서 돌아온 뒤 조문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해 왔다.

문 대통령은 전직 총리가 사망했을 경우 현직 대통령이 조문을 간 사례가 별로 없고, 지난해 대통령 취임 이후 조문을 간 사례가 전무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대통령이 박태준 전 국무총리, 박근혜 대통령이 남덕우 전 국무총리 빈소를 각각 재임 중 찾은 사례 등이 있지만 이는 모두 사적·정치적 인연 때문으로 대통령의 의전 관례상 전직 총리를 조문하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2015년 2월 JP의 부인상 때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로서 조문을 간 적이 있지만, 별다른 개인적 인연은 없다.

문 대통령의 결정은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서훈 추서를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등 진보 진영 내에서 조문과 서훈 추서에 비판적인 의견이 있는 것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훈장 추서 반대 등) 여러 가지 의견이 있는데 다 고려해서 결정을 내렸으니 이해해 주길 바란다”며 “최근에 돌아가신 전직 총리 네 분이 계시는데 모두 사후 또는 생전에 무궁화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지지층의 의사를 고려해 조문은 가지 않되 관례적으로 전직 총리에게 추서했던 무궁화장은 국무회의 전 사전 조치하면서 일종의 절충안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권 내에서는 JP가 정치사에서 몇 안 되는 거물인 데다 김대중 정권 탄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국민통합의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조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채·유민환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