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책임질 일 없지만 정치는 책임 뒤따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JP 유언집 ‘남아 있는…’ 출간

지난 6월 23일 92세로 별세한 김종필(JP) 전 국무총리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남긴 책 ‘남아 있는 그대들에게’(스노우폭스 북스·사진)가 2일 출간됐다. 김 전 총리가 2016년 5월부터 지난해 가을까지 측근의 도움을 받아 구술로 남긴 유언집 성격의 책이다. 김 전 총리는 책에서 5·16 쿠데타를 일으킨 이유에 대해 “오랜 가난에서 벗어나 남에게 도움받지 않고도 잘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고 항변했다. 또 마지막까지 정치에 미련을 가졌던 이유는 ‘내각제’라는 소신 때문이라는 점 등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 전 총리는 ‘만년 2인자’라는 꼬리표에 대해선 “2인자는 성공의 지표이지 결코 실패의 대명사가 아니다”며 “수십 명이 제 곁에 모이면 반드시 뒤탈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면 사람을 모으지 않았다. 조금은 슬픈, 제 삶의 처세술이었다”고 밝혔다. 골프 애호가였던 그는 “정치는 골프보다 어렵다. 골프는 안 맞는다고 책임질 일은 없지만 정치는 책임이 뒤따른다”고도 썼다. 총 7장으로 구성된 책에는 아내에 대한 그리움, 청년에게 전하는 위로 등 각종 조언의 메시지와 5·16 쿠데타를 일으킨 배경과 정치 철학,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일화 등이 담겨 있다. 김 전 총리가 직접 그린 그림 19점도 함께 수록됐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