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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8년 07월 10일(火)
도서·공연 소득공제 ‘시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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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미 문화부 부장

책 구입과 공연 관람료에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도서·공연비 소득공제’ 제도 시행이 일주일을 지났다. 7월부터 적용된 ‘도서·공연비 소득공제’는 지난해 12월 개정된 ‘조세특례제한법’ 시행에 따른 것으로 이제 연간 급여가 7000만 원 이하인 근로소득자 중에서, 신용카드나 현금 사용액이 총급여의 25%를 넘는 경우 연간 최대 100만 원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한국인의 독서율이 급락하고, 공연장은 잇달아 문을 닫는 가운데 관람객 수도 줄어드는 상황에서 문화계의 숙원이 이뤄졌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국민독서실태조사를 보면 1년에 책을 한 권이라도 읽는 성인의 독서율은 59.9%로 처음으로 50%대로 떨어졌다. 공연 쪽의 불황도 크게 다르지 않아 지난해 공연 횟수는 17만4191회로 그 전해에 비해 8.8%, 관객은 3063만 명으로 20.1%나 하락한 상황이다.

게다가 이번 소득공제는 주 52시간 근로 시대에 맞물린 매우 시의적절한 정책이다. 각종 통계를 보면 한국인들은 책을 못 읽고, 문화 예술 활동을 못 하는 가장 큰 이유로 ‘시간 부족’을 꼽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하는 여가 활동은 TV 시청이다. 바쁘고 피곤하다 보니 의미 있는 활동보다는 집에서 TV를 보며 쉬는 것이 가장 손쉬운 여가 활동인 것이다. 주 52시간 근로제에 대해 초기 반응이 엇갈리고 있지만 ‘워라밸’(Work-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이 돌이킬 수 없는 시대적 대세인 현실에서 도서·공연비 소득 공제는 문화 활동 지원과 촉진이라는 측면에서 적절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한 서울 시내 대형 서점에 따르면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과 함께 벌써 자기계발과 취미 관련 책 판매가 이전보다 2배 이상으로 높아졌다고 하니 노동의 변화가 문화 향유로 얼마나 빠르게 연결될지 기대가 된다.

이처럼 ‘도서·공연비 소득공제’는 시행 자체만으로도 의미를 갖지만, 보완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무엇보다 혜택이 제한적이고 미미하다. 시대적 요구에 떠밀린 ‘무늬만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먼저, 소득공제가 근로소득자에게만 적용돼 자영업자들은 혜택을 받지 못한다. 공제액도 너무 적다.

총급여가 4000만 원이고, 신용카드 사용액이 1000만 원 이상인 근로자가 책 사고 공연 보는 데 200만 원을 썼을 때 받는 세금 감면액은 9만 원 정도이다. 소득공제 최대 한도액인 100만 원을 채우려면 무려 333만 원, 한 달에 30만 원 정도를 써야 한다. 또 갈수록 카페형 서점이 늘어나고 있는데 책 공제를 받으려면 도서용 카드 단말기와 커피용 단말기를 따로 설치해야 하고, 휴대전화 소액 결제는 공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작지만 현실적으로 의미 있는 한계도 많다. 공연 쪽에선 박물관, 미술관, 전시관람 등은 공제 대상에서 빠져 있다. 이에 소득공제가 아니라, 세액공제로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좋은 책을 읽고, 예술작품을 감상하고, 일상 속에서 직접 예술품을 만들어보는 문화 활동은 이제 삶의 질과 동의어가 됐다. 독서나 공연 관람에 대한 이 같은 지원을 그 분야 산업을 살리는 좁은 차원이 아니라 삶의 질과 문화 복지로 적극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chm@
e-mail 최현미 기자 / 문화부 / 부장 최현미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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