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경지 시찰하고 전용기 보내고… 북·중·러 갈수록 밀착

김정은, 폼페이오 안 만나고
中접경지 삼지연군 현지지도

참매1호, 어제 러시아 다녀와
9월 동방포럼 金참석 점검用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3차 방북 당시 끝내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중 접경지역을 시찰하고 오는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한반도 정세가 ‘미국·일본’ VS ‘북한·중국·러시아’ 구도로 흐를 전망이다.

10일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북·중 접경 지역인 양강도 삼지연군을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면담 요청을 거절한 김 위원장이 북·중 접경 지역을 민생 시찰한 것은 대미 압박용일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도움이 없어도 북·중 경제 협력을 통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라는 분석이다. 통신은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 일시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김 위원장의 공개 행보 이튿날 관련 보도를 해온 북한 매체의 전례에 비춰 8~9일 현지지도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항공기 운항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김 위원장 전용기 참매 1호(IL-62M기종)가 9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참매 1호는 이날 오전 북한 동해상을 지나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해 3시간가량 체류한 뒤 같은 항로로 평양으로 돌아갔다. 대북 소식통은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되는 동방경제포럼에 김 위원장 참석 여부 등을 점검하기 위한 실무단이 현지 시찰을 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동방경제포럼 참석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먼저 만남을 제의하고 여러 차례 비핵화를 약속했던 그가 정작 미·북 정상회담 후 시간 끌기에 나서고 중국·러시아 뒤로 숨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6~7일 평양을 3차 방문한 폼페이오 장관 측 요청에도 결국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반면 미·북 정상회담 1주일 만에 중국을 찾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데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날 경우 전통적 북·중·러 협력관계가 복원된다.

김남석·김영주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