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에 잠든 1만 2000여 유해 安息 드리는 게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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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째 발굴 업무 주경배 중령
국내 유일‘유해 발굴 박사학위’
“미군·유엔군의 고국 송환 기뻐”

“적지에서 희생당한 미군 등 유엔군 용사들의 유해가 고국으로 송환돼 기쁩니다. 남북한과 미국의 유해 발굴 전문가들이 비무장지대(DMZ)에서 희생된 유해를 공동 발굴해 호국 영령들이 안식을 취하는 것이 제 유일한 꿈입니다.”

국내 유일,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유해 발굴 박사학위 소지자인 주경배(51·사진) 육군 1군단 유해발굴과장(중령)은 정전협정 65주년인 27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DMZ 일대에는 전체 한국군 전사자 약 13만 명의 10%에 해당하는 1만여 명과 유엔군 전사자 2000여 명, 북한군·중공군 등이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 과장은 “DMZ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난 지역은 백마고지 전투로 잘 알려진 강원 철원·평강·김화의 ‘철의 삼각지대’”라며 “이를 포함해 30여 곳의 격전지를 중심으로 지뢰 제거 작업 등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 과장은 “미군 유해가 수송기편으로 오산기지로 오면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DPAA)’ 요원들이 간단한 유해 세척 및 분류 작업을 거쳐 하와이 DPAA 본부로 이를 이송하고, 거기서 본격적인 유해 감식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며 “과거 사례를 볼 때 카투사(KATUSA·미 육군배속 한국군) 요원의 신원이 확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주 과장은 2007년 유해 발굴 관련 업무를 시작해 2016년 국내에서는 유해 발굴 박사 1호가 됐다. 국내 유해 발굴 최고 전문가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서 6년, 1군단 유해발굴과장으로 5년 등 11년째 유해 발굴 업무에 종사해 왔다. 주 과장은 “한 주민의 제보로 지난해 경기 양주시 신암리 소나무 분재를 심은 밭에서 75구의 유해를 한꺼번에 발굴했다”며 “금속탐지기로 수통 등을 감지한 뒤 유해를 찾고 있는데, 170명의 장병이 한 달간 노력해도 단 한 구의 유해도 못 찾는 경우도 있다”며 제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주 과장은 “유해 발굴 공익광고가 성사되면 국민 제보로 유해 발굴 작업에 큰 진전이 있을 것”이라며 국민적 관심과 적극적 제보(1577-5625)를 당부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