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8350원… 재심의 없이 告示 강행

고용부, 이틀 앞당겨 관보 게재
김영주 장관 “업종별 차등적용
관계부처와 협의해 결정할 것”

경총·중기중앙회 등 유감 표명
소상공인들, 불복종 투쟁 천명

고용노동부가 경영계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가 시간당 8350원으로 의결한 내년도 최저임금을 공식 확정했다. 고용부는 영세 사업주와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업종별 일자리안정자금 차등 지급 추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김영주 고용부 장관은 3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부 대회의실에서 전국 기관장회의를 열고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연합회의 이의 제기를 검토한 결과, 심의·의결 과정에서 절차상 하자가 없고 최임위에 부여된 적법한 권한 내에서 독립성·중립성을 견지하면서 이뤄진 결정으로 판단했다”며 최임위에 재심의 요청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 장관은 “최저임금 미만율, 영업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향이 큰 업종에 대한 차등 지급을 관계부처와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고용부는 이날 관보에 내년 적용 최저임금 고시(고용노동부고시 제2018-63호)를 게재했다. 고시에 따르면 내년도 예상 최저임금 월급은 174만5150원(주당 유급 주휴 8시간 포함 기준 월 209시간)이다. 이를 연봉으로 환산하면 2094만1800원으로 최저임금 도입 후 처음으로 2000만 원을 넘어서게 됐다. 경영계가 주장해 온 ‘업종별 최저임금 구분 적용’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아 내년에도 전 사업장에 동일하게 최저임금이 적용된다. 최저임금 고시 법정 시한은 오는 5일까지이지만 이날이 일요일이기 때문에 평일인 3일로 이틀 앞당겨 고시 게재가 이뤄졌다.

경총, 중기중앙회, 소상공인연합회 등 사용자단체들이 내년도 최저임금안 확정에 앞서 고용부에 제기한 이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고용부는 이들 단체의 재심의 요청에 대해 ‘이의 제기 이유 없음’으로 회신했다. 이로써 최저임금이 도입된 1988년부터 올해까지 제기된 모든 이의가 단 한 차례도 수용되지 않는 진기록도 남겼다. 경총, 중기중앙회, 소상공인연합회 등 경제단체와 소상공인들은 일제히 즉각 유감을 표명하고 앞으로 정부의 보완대책을 주문했다. 특히 소상공인들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5인 미만 영세 사업장의 차등 적용이 묵살된 데 관해 소상공인연합회는 서울 광화문 천막 설치, 총궐기대회 등 앞서 예고한 대정부 최저임금 불복종 투쟁을 대대적으로 펼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진영·김윤림 기자 news119@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