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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주철환의 음악동네 게재 일자 : 2018년 08월 09일(木)
끝내주다 끝나버린 스타 수두룩…“끝” 함부로 말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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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풍악도 풍문도 무성한 게 음악동네다. 지난주에는 ‘1990년대 인기아이돌 도박 소동’이 검색창을 달궜다. 당사자는 자백했고, 애먼 혐의자는 누명을 벗었다. 누리꾼들은 ‘오죽하면’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이에서 갑론을박했다. 사고는 방심에서 비롯된다. 욕망과 유혹으로부터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욕을 하는 사람’은 대체로 ‘요구를 하는 사람’이다. 그들의 요구가 무엇인지 헤아린다면 ‘욕바가지’의 무게가 조금은 가벼워질 것이다.

오래전 기억이 되살아난다. 담임교사 한 분이 내게 자문했다. 굴지의 연예기획사 직원에게 학생이 길거리캐스팅을 당했는데 한번 만나서 상담해줄 수 있냐는 거였다. 출중한 외모에다 성적우수자라는 걸 강조했다. 행복이 성적순일 거라 예단한다면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럴 때 내 조언의 준거는 빅데이터다. 아이에게 많은 걸 알려줄 필요는 없다. 중요한 걸 가르쳐줘야 한다. “잘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안 될 가능성이 99%다”. 소년과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공정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들은 날 냉정하다고 봤을 거다.

10%는 노력이지만 1%는 기적이다. 몇 년 후에 교사를 다시 만났다. “그 아이는 어떻게 됐나요?” 선생님의 표정이 득의만면이다. 뭔가 반전이 있는 모양이다. “걔가 바로….” 여기서 이름을 밝히면 난리가 날 거다. 초특급 아이돌 스타를 제자로 둔 담임의 자부심(?)과 빗나간 예측을 한 예능PD의 구겨진 자존심이 식탁 주변을 어슬렁거렸다.

솔로몬의 지혜는 사랑과 진실이 핵심이다. 현장에선 참 판단이 어렵다. 기획사와 부모(담임 포함)는 서로 아이를 잘 키워보겠다고 선언한다. 잘 길러서 아이를 행복하게 해주겠노라고 약속한다. 하지만 결과는 종종 다짐을 배반한다. 아이를 반씩 나눠 가지라고 판결했을 때 누가 먼저 포기했는가. 아이를 살리기 위해 내 아이가 아니라고 거짓진술한 사람이 진짜 어머니였다. 진정 꽃을 사랑한 자는 햇볕 아래서 꽃에 물을 주지만 단지 꽃을 소유하고 싶은 자는 그늘 아래서 꽃을 꺾는다. PD의 ‘의문의 일패’로 이야기는 끝이 났을까. 꽃이 피고 지고 다시 피듯이 반전도 이어진다. 소년은 청년이 되고 어느덧 중년이 됐다. 인기는 지속가능한 목표가 될 수 없다. 소속사와의 싸움에서, 때로는 인터넷의 바다에서 산전수전을 겪다가 마침내 깊은 바닥까지 추락했다. 팬들은 그를 수렁에서 건져줄까. 다시 교사를 만나면 이번엔 내가 맞는 걸로 판정을 바로잡을 수 있을까.

예전에 쓴 글을 꺼내 읽는다. “검사나 판사가 아닌 교사의 눈으로 보면 키운 사람들의 불찰(잘 살피지 아니한 탓으로 생긴 잘못)이 못내 아쉬워 보인다. 식물이 잘 자라려면 농부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심기만 하고 내버려두면 발육이 잘 되겠는가. 모내기만 하고 김매기를 게을리하면 벼가 잘 자랄 수 없다. 그때그때 잡초(오만과 편견)를 뽑아줘야 한다. 타이밍을 놓치면 농사를 망친다.”

▲  주철환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노래채집가
끝이라는 말은 함부로 쓸 말이 아니다. 완전히 끝내주던(Top) 사람이 온전히 끝나버린(End) 경우는 동서고금에 허다하다. 음악동네에서도 ‘톱 오브 더 월드’(Top of the world·카펜터스)와 ‘디 엔드 오브 더 월드’(The end of the world·스키터 데이비스)는 패키지다. 그러나 단언하지는 말자.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 전설의 야구선수 요기 베라가 한 말이지만 레니 크래비츠(사진)의 노래로 자주 소환된다. ‘그렇게 많이 흘린 눈물(So many tears I’ve cried )/그토록 많은 내면의 고통(So much pain inside)/하지만 그대여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다(But baby It ain’t over ‘til it’s over)’. 이 노래는 구술보다 구현이 중요하다. 살다 보면 폭염의 시간도 마주치고 폭풍의 계절도 만난다. 스스로 끝났다고 생각하면 그건 진짜로 끝난 거다. 하지만 굽이굽이마다에 산이 있듯이 고비고비마다에 신이 있다. 신은 그대를 그렇게 쉽게 끝내려 하지 않는다.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노래채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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