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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글로벌 스타일 게재 일자 : 2018년 08월 09일(木)
日 주부들도 ‘명절 스트레스’… 韓 풍경과 똑닮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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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 = 송재우 기자 jaewoo@

日 최대명절 ‘오본’ 일주일 앞
며느리들 귀성 앞두고 스트레스
밥상 준비·청소 집안일 산더미
언론 ‘며느리 괴롭힘’ 집중보도

남성 55%는 “명절 기대된다”
여성 60%는 “마음이 무겁다”
출산 압박·방관자적 남편태도
한국 명절의 현실과 거의 흡사


일본 최대 명절인 ‘오본(お盆·양력 8월 15일)’이 약 1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평소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고 인내심 많은 것으로 알려진 일본 며느리들도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현지 언론들이 이를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9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일본은 오는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오본 연휴에 들어간다. 오본은 한국의 추석처럼 조상에게 성묘를 드리면서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는 일본 최대 명절로, 법정 공휴일은 아니지만 직장인들은 15일을 전후로 2∼3일 휴가를 내서 고향에 간다. 올해 오본 연휴를 앞두고 최근 요미우리(讀賣)신문은 ‘며느리들을 괴롭히는 요메하라(嫁ハラ·며느리 괴롭힘)는’이라는 제목의 기획기사를 통해 명절 귀성을 앞둔 며느리의 50% 이상이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요메하라란 ‘며느리’를 뜻하는 ‘요메(嫁)’와 영어 ‘해러스먼트(harassment·괴롭힘)’의 첫 부분 일본어 발음 ‘하라’의 결합어로 수년 전부터 일본 여성들의 명절 스트레스를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일본 며느리들의 명절 스트레스 원인은 상차림 준비와 빨래, 청소 등의 집안일이 한꺼번에 몰리는 것으로 한국과 비슷하다. 도쿄(東京) 도내에 거주하는 가즈미(和美·가명) 씨는 요미우리신문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시어머니께서 ‘내려오느라 고생했는데 가만히 쉬어라’고 말씀하지만, 어느 순간 일꾼이 돼 청소부터 집안일 전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부모들이 출산 또는 육아 문제를 꺼내며 며느리들을 압박한다거나 시댁 식구들이 집안일을 돕지 않는다는 푸념도 크다. 특히 이 과정에서 남편들이 방관자적 태도를 취하는 경우가 많아 아내들의 비판 대상이 되는 것도 놀랄 만큼 한국과 흡사하다. 사이타마(埼玉)현에 거주하는 30대 주부 나미에(奈美江·가명) 씨는 “남편보다 두 살 많은 시누이가 있지만 묘소를 치우는 등 명절 집안일은 언제나 우리 부부 몫”이라며 “시댁 어른들은 번갈아가며 아이 낳을 것을 독촉하는데 남편이 아무 반응도 없어 창자가 들끓는 것 같은 마음을 겨우 달랬다”고 말했다. 그는 “명절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 남편에게 ‘다음 명절부터는 당신 혼자 시댁에 가라’고 말하지만 결국 또 가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명절 귀성을 앞두고 남성과 여성들의 반응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것도 한국과 똑같다. 일본 화장품업체 겐나이제약이 20세에서 59세 사이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남성의 55.4%는 명절 귀성에 대해 ‘기대된다’고 답한 반면 여성의 60.9%는 ‘마음이 무겁다’고 답했다. 일본에서는 매년 명절마다 전문가들이 방송에 나와 시부모, 며느리들이 각각 지켜야 할 매너를 소개하지만 여전히 현실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미마쓰 마유미(三松眞由美) 애인·부부상담연구소 소장은 “귀성 시즌이 다가오면 아내의 표정이 바뀌는 것이 일반적이고 부부싸움 빈도는 더 늘어난다”며 “시어머니는 ‘전혀 괴롭히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명절 기간 두통, 속쓰림 증상을 호소하는 며느리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한국·일본과 같은 동북아시아 국가지만 좀 다른 모습이다. 사회주의국가인 중국은 남녀평등 의식이 강해 명절 때 여성이 일방적으로 가사를 전담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나 한국의 추석과 같은 중추제(中秋節) 때는 온 가족이 같이 만두를 빚고 남성들도 가사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중국 최대 검색 사이트 바이두(百度)에서 ‘명절증후군’이나 ‘명절 주부 스트레스’ 등을 검색해도 특별한 게 나오지 않는다.

대신 최근 중국에서는 명절에 고향 가기를 두려워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쿵구이쭈(恐歸族)’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특히 젊은이들은 고향에 가면 ‘결혼은 언제 하느냐, 남자(여자) 친구는 있느냐’는 등의 질문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중국 부모들에게 자녀의 결혼은 가장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빨리 결혼해 2세를 갖기를 바라는 경우가 많아 명절만 되면 나이 든 노총각, 노처녀들이 고향 가기를 두려워한다. 이 밖에 중국에서 쿵구이쭈가 갈수록 늘어나는 이유는 경제적 궁핍, 짧은 휴가와 업무 과다, 명절 때 드는 과도한 비용 등이 있다. 오랫동안 시행된 한 자녀 정책으로 명절 때 시댁이나 처가 중 어디로 갈 것이냐를 두고 부부가 갈등을 빚는 일은 중국에 유독 흔한 현상이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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