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날렵해진 스포츠카… 브레이크 발떼면 ‘으르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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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2세대 벨로스터’ 시승기

마블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에도 등장하는 현대자동차 벨로스터는 역동적 주행성능과 날렵한 디자인을 내세우는 차다. 지난 2월부터 본격 판매되고 있는 2세대 벨로스터(사진)는 2011년 출시됐던 1세대에 비해 외관부터 스포츠카 같은 느낌이 강해졌다. 앞부분을 좀 더 길어 보이게 디자인하고 지붕의 경사각을 더 가파르게 해 앞모습과 뒷모습은 상당히 날렵하다. 운전석 높이를 한껏 낮추면 지면에 붙어 달리는 기분이 든다. 노면의 요철 느낌도 그대로 전달된다.

실내 디자인은 스포츠카 감성을 잘 살리고 있다. 벨로스터 1.6 터보의 경우 시동 버튼, 공조장치와 기어봉, 좌석 한가운데 등 곳곳에 빨간 선으로 포인트를 줬다. 운전대 옆 ‘HUD’ 버튼을 누르면 헤드업디스플레이 패널이 스르륵 올라와 미래 자동차 같은 느낌을 준다. ‘스마트 모드’를 선택하면 속도 등에 따라 에코·노말·스포츠 등 적합한 주행 모드로 알아서 바꿔준다.

엔진 사운드는 행인들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한 수준이다. 정차 중에 브레이크에서 발만 떼도 꽤 으르렁거린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리파인드(Refined)·다이내믹(Dynamic)·익스트림(Extreme) 등 3단계로 엔진 사운드를 설정할 수도 있다.

스포츠 모드의 경우 헤드업디스플레이 화면도 분당 엔진 회전수(RPM) 게이지로 바뀌면서 스포츠 주행의 감성을 더해준다. 동그란 RPM 게이지 가운데 속도가 숫자로 표시된다. 주행 중에 기어봉을 왼쪽 ‘Ds’라고 써진 위치로 당겨도 바로 스포츠 모드로 바뀐다. 특히 예를 들어 현재 기어 단수가 7단일 경우 버튼 조작을 통한 스포츠 모드에서는 계기판에 노말 모드처럼 ‘D7’으로 표시되지만, 기어 위치를 Ds로 맞추면 이 표시도 ‘S7’으로 변해 스포츠 드라이빙 느낌을 더한다.

정작 고속도로에서는 평일 오후에도 극심한 정체 탓에 벨로스터의 달리기 실력을 제대로 느껴볼 수 없었지만, 청평호 인근에서 주행 성능을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었다. 벨로스터는 구불구불한 고갯길 구간에서 시속 70㎞ 안팎 속도로 연속 급커브를 역동적으로 돌아나갔다. 급커브가 아닌 한 시속 60㎞ 이상으로 주행할 때는 차선 유지 기능이 작동하고, 설정해둔 속도로 주행하되 앞차와의 거리에 따라 자동으로 가속 및 감속까지 하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도 탑재돼 있다.

벨로스터에는 몇 가지 특이한 점도 있다. ‘1+2도어(Door) 쿠페’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만들어져, 뒷좌석 문은 동승석 쪽에만 달려 있다. 뒷좌석 창문도 동승석 쪽만 열린다. 또 벨로스터는 4인승이어서 뒷줄 중간 자리가 아예 없고, 고정된 컵 홀더만 있다. 차 뒤에 서서 트렁크를 열려고 하면 좀처럼 스위치를 찾을 수 없는데, 뒷유리 와이퍼에 달린 고리를 당기면 된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