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빵집 주인 ‘케이크 소송’ 2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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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同性결혼 케이크 거부
이번엔 트랜스젠더 의뢰 거절
“종교적 신념… 차별 아니다”

동성애자 웨딩케이크 제작 거부에 대한 판결 승소로 시선을 모았던 미국의 케이크 가게 주인이 이번에는 트랜스젠더(성전환자)의 케이크 주문 거부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소송을 제기했다.(문화일보 6월 5일자 11면 참조)

16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콜로라도주 레이크우드의 ‘매스터피스 케이크숍’ 주인 잭 필립스(사진)는 연방대법원에 콜로라도 시민권 위원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필립스는 소장에서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트랜스젠더 고객의 기념 케이크 제작을 거부한 것은 차별행위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트랜스젠더 변호사 오텀 스카디나가 자신의 생일 겸 커밍아웃 7주년을 기념하는 케이크를 주문하면서 겉은 파란색으로, 안은 분홍색으로 제작해달라고 요청했다. 푸른색과 분홍색은 트랜스젠더 문화의 상징색처럼 쓰인다. 이에 복음주의 기독교 신자인 필립스는 케이크 제작을 거부했고, 스카디나는 시민권 위원회에 필립스를 고발했다.

스카디나의 변호사는 “주문을 넣을 때는 가만히 있다가 성전환 기념이라고 말하자 거부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민권 위원회는 필립스의 케이크 제작거부는 성적 정체성 차별 금지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판정했다. 결국 필립스는 불복해 법원에 심판을 의뢰했다.

필립스는 지난 2012년에도 동성 커플인 찰리 크레이그와 데이비드 말린스의 웨딩케이크 제작을 거부해 소송에 휘말렸다. 오랜 재판 끝에 그는 지난 6월 대법원에서 ‘동성애 거부의 권리가 있다’며 제한적 승소 판결을 받았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소송이 ‘웨딩케이크 사건의 2라운드’라고 전망했다. 동성 커플과의 소송전에서 대법원은 필립스의 손을 들어주었지만 종교적 이유 자체가 차별금지법 면제 대상인지는 판단을 유보했다. 필립스의 변호인들은 “대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받은 만큼, 시민권 위원회의 결정은 대법원의 결정에 반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기독교 성향의 매체 크리스천포스트는 “스카디나는 케이크 장식물로 마리화나, 자위 기구, 사탄 등을 올려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