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at >‘실미도’첫 1000만 고지… 외화는 ‘아바타’, 애니론 ‘겨울왕국’ 최초

국내외 22편 1000만 달성

‘1000만’은 성공의 상징이다. 영화 ‘실미도’로 첫 1000만 고지를 밟은 배우 설경구는 차기작 인터뷰에 나설 때마다 “1000만 달성이 가능하겠냐”는 단골 질문을 받았고, “1000만 달성은 하늘만 안다”고 답했다. 2003년 작이었던 ‘실미도’ 이후 지난 15년간 1000만 고지를 밟은 영화는 총 22편(외화 포함). 1000만 영화를 둘러싼 각종 ‘최초’ 기록을 체크해봤다.

#‘실미도’-첫 1000만 영화

한국 영화 시장의 ‘1000만 시대’가 열린 건 2004년 2월 19일, ‘실미도’가 개봉한 지 58일이 되던 날이다. 당시 한 매체는 ‘이 같은 수치는 대한민국 남한의 15세 이상 인구 3500만 명 중 영화관람이 어려운 인원을 제외하면 3명 중 1명 이상꼴로 ‘실미도’를 관람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미도’의 성공은 향후 영화계로 투자가 몰리며 영화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구름판 역할을 했다.

#‘아바타’-첫 1000만 외화 & 매출 1000억 원 돌파

‘실미도’ 이후 ‘태극기 휘날리며’ ‘왕의 남자’ ‘괴물’ 등 한국 영화들이 잇달아 1000만 고지를 밟았지만, 외화의 도전은 번번이 실패로 끝났다.

하지만 2009년 개봉된 ‘아바타’는 1253만 관객을 동원하며 단박에 모든 기록을 갈아치웠고, 매출 1000억 원 시대도 열었다. 이후 한국 영화 ‘국제시장’이 매출 1000억 원을 넘어서기까지는 무려 5년이 더 필요했다.

#‘해운대’-첫 쌍천만 영화

‘실미도’로 첫 ‘1000만 배우’ 타이틀을 달았던 설경구는 6년 후 ‘해운대’로 다시금 10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으며 ‘쌍천만 배우’라는 수식어까지 얻었다. 이 영화를 연출한 윤제균 감독은 그 후로 5년이 흐른 뒤 ‘국제시장’으로 또 한 차례 1000만 영화를 경험하며 최초의 ‘쌍천만 감독’에 등극했다.

#‘도둑들’-첫 상영관 1000개 돌파

‘1000만 영화’라는 눈부신 양지 뒤에는 항상 ‘독과점 논란’이라는 음지가 뒤따라왔다.

영화관들은 “관객들이 찾는 영화에 상영관을 배정한다”는 경제적 논리를 내세우지만, 1000만 영화들과 동시대에 경쟁했던 작품의 관계자들은 “상영관조차 확보할 수 없었다”는 불만을 토로했다. 처음으로 상영관 1000개를 돌파한 영화는 ‘도둑들’이었다. 이후 영화관은 꾸준히 늘었고, 지난 4월 개봉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인피니티 워’는 최대 2553개 상영관을 확보하기도 했다.

#‘겨울왕국’-첫 1000만 애니메이션

1000만이라는 숫자는 실사 영화의 전유물이었다. 이런 공식을 깬 애니메이션은 2014년 탄생했다.

OST ‘렛 잇 고’ 열풍을 일으킨 ‘겨울왕국’이 애니메이션 최초로 1000만 영화 대열에 합류했다. 최종 관객은 1029만 명이었다. 차점자인 영화 ‘쿵푸팬더2’(2011년)가 관객 506만 명을 모은 것을 고려하면 애니메이션이 다시금 1000만 고지에 깃발을 꽂는 것은 요원해 보인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