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런민은행 “위안화 무기로 쓰지 않는다” 발끈

“中 통화조작” 트럼프 발언 반박
“경제 양호… 환율 충분히 지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위안화 환율조작 발언에 대해 중국 중앙은행 런민(人民)은행이 “당신이 틀렸다”며 강력반박하고 나섰다. 위안화 환율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계속되면서 22일 시작되는 미·중 무역협상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이날 중국 언론 및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리보(李波) 런민은행 화폐정책국장은 21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진행된 국무원 정책브리핑에서 “중국은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리는 정책을 쓰지 않고 있으며 무역마찰 등 외부압력에 대응하기 위한 무기로 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20일 “중국이 통화를 조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틀림없다”고 말한 것에 대한 반박인 셈이다. 이에 대해 리 국장은 “중국 경제는 펀더멘털(기초)이 양호하고 안정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어 위안화 환율을 충분히 지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런민은행의 이 같은 인식에도 불구하고 위안화 가치는 무역전쟁 격화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로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달러당 6.8위안에 육박한 위안화 가치는 올해 4월 2일 저점 대비 9% 가까이 떨어졌다. 실제로 런민은행은 위안화 가치 급락을 막기 위해 최근 외환선물 거래에 20% 준비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SCMP는 “중국 통화당국도 가파른 위안화 절하가 자본유출 압력을 높이고 금융위기를 촉발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중미 국가인 엘살바도르가 21일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를 맺음에 따라 이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산을 우려한 미국이 강한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