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이산화탄소 배출규제 완화, 오바마 정책 뒤집어

각종 기술 개발 때 발전소 수명 연장 및 신설 가능
이산화탄소 배출로 인한 대기오염 우려 가능성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내의 이산화탄소 배출규제를 완화화면서 전임 버락 오바마 정부의 화력발전소 정책 뒤집기에 나섰다.

21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앤드루 휠러 미국 환경보호청(EPA) 청장대행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적정 청정에너지법(ACE)이 이산화탄소와 온실가스 배출을 어떻게 규제할지에 관해 각 주에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EPA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면서 연간 4억 달러에 달하는 규제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홍보했다.

EPA가 밝힌 ACE는 오바마 정부의 청정전력계획(CPP)을 뒤집는 것이라고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은 해석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신규 화력발전소 건설을 동결하고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을 2005년보다 32% 적은 수치까지 감축하는 내용을 담아 계획을 입안했지만 ACE에는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없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해 전 세계의 반발을 부른 데 이어 올해는 오바마 정부에서 금지했던 연안 석유 시추를 대대적으로 허용했고 캘리포니아 주 등이 주도한 자동차 연비 강화 정책도 폐지했다.

환경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이 온실가스 배출 규제보단 쇠락하는 석탄산업을 되살리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새 정책은 화력발전소의 효율 기준을 주 정부가 정하도록 하되, 효율이 높은 후보 기술을 발전소 측에 제공하는 내용과 화력발전소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소규모 기술 개선을 독려하는 항목도 포함됐다. 효율성 강화 기술만 있다면 화력발전소를 얼마든지 가동할 수 있고, 새로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웨스트버지니아 유세를 앞두고 트위터에서 “웨스트버지니아를 위해 많은 일을 했다. 청정석탄!”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석탄업계 로비스트 출신인 휠러를 환경보호청 부청장으로 지명했고 스콧 프루잇 전 청장 사임 이후 휠러가 청장대행을 맡고 있는 등 석탄산업 발전을 장려해 왔다.

그러나 이번 정책이 추진될 경우 연간 최대 1400명의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고 EPA 스스로가 인정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뉴욕타임스는 법안과 함께 제출된 보고서에서 이번 정책이 이산화탄소 배출을 증가시켜 대기오염을 일으킬 것이며 이번 정책으로 심장 및 폐질환자도 크게 늘어 오는 2030년까지 연간 470∼14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또한 보고서에는 이 계획이 2030년까지 새로운 천식 환자 4만8000명을 만들고 관련 질병으로 인한 학생들의 결석일수가 2만1000일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