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총리·장관도… 시·도지사도 불참한 ‘대한민국 균형발전박람회’

개최 대전시장만 나홀로 참석
주요 인사들 ‘패싱’에 허탈감

대전에서 열리고 있는 ‘2018 대한민국 균형발전박람회’(이하 박람회)가 국가 단위 행사임에도 대통령 등 주요 인사가 대거 불참하면서 김빠진 행사로 전락하고 있다.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 박람회는 6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개막식을 열고 8일까지 개최한다. 지난 2004년 첫 개최 이래 충청권에서는 처음 열리는 행사다. 역대 정부에서 대통령이나 총리가 참석했고, 시·도지사들 역시 균형발전 성과를 홍보하는 자리로 참석하는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이날 개막 행사에 참석을 검토했던 문재인 대통령 일정이 지난달 30일 청와대에서 시·도지사 간담회를 했다는 이유로 오지 않는 것으로 확정되자 주요 인사들도 대거 불참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낙연 총리는 이날 광주 비엔날레 개막 행사로 발길을 돌렸다. 공동 주최자인 백운규 산업부 장관도 빠졌다. 당초 참석하기로 했던 17개 시·도지사 중 대전시장을 제외한 전원이 뒤늦게 불참을 통보했다. 자기 지역 전시관을 대통령이나 총리에게 브리핑하려다 무산되자 ‘격이 안 맞는다’는 이유로 줄줄이 불참한 것이다. 일부 시·도는 부지사급도 아닌 국장을 대신 보내기도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만이 개막식이 아닌 7일 다른 세션에 참석하기 위해 행사장을 방문했다.

국가 균형발전을 앞세웠던 현 정부에서 박람회가 이처럼 푸대접을 받자, 많은 예산을 들여 행사를 준비해온 위원회 측과 대전시는 허탈해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국정 최고책임자와 지역 현안을 놓고 소통할 좋은 기회였는데 타 시·도마저 외면하면서 행사의 품격까지 크게 떨어져 민망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전 =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