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엔진 내가 열어” vs “경기 부활 나 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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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 내가 살렸다” 트럼프-오바마 신경전

트럼프 “규제 완화·감세 효과
경제 미국 역사상 최고일 것”

오바마 “갑자기 온 기적 아냐
일자리 숫자 2~3년전과 같다”

오는 11월 6일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가 전·현직 대통령 간 대리전 양상으로 확전 중인 가운데 기록적인 미국 경제성적표를 둘러싸고 도널드 트럼프(왼쪽 얼굴)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오른쪽) 전 대통령 사이에 팽팽한 ‘공(功) 다툼’이 벌어졌다. 11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트위터를 통해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이 이겼다면 1% 안팎에서 감소하던 국내총생산(GDP)이 4.2% 대신 마이너스 4%를 기록했을 것”이라며 “나는 규제 완화와 감세로 멋진 경제성장 엔진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4.2%(2분기)의 GDP 성장률은 10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실업률(3.9%·8월)을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다시 트위터에 “경제가 매우 좋다. 아마 미국 역사상 최고일 것(바보 같았던 경제를 기억하라)”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GDP 성장률 4%를 달성하려면 마법 지팡이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4.2% 달성으로 마법 지팡이를 가졌다 생각한다. 이것보다 훨씬 더 좋아질 것이다. 우리는 이제 막 시작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이은 경제성과 과시는 최근 민주당 후보 지원유세에 나서면서 11월 중간선거에 뛰어든 오바마 전 대통령과의 신경전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7일 일리노이대 연설에서 “여러분이 지금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들을 때 이 회복세가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기억하자”며 “여러분이 계속되는 경제 기적에 대해 들을 때, 일자리 숫자가 나올 때 공화당은 그것이 기적이라 말하고 있다. 그런 일자리 숫자는 2015∼2016년에도 같았다는 것을 상기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두 대통령 간 신경전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오바마 전 대통령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추락한 미국 경제를 회복세로 돌려놨고 트럼프 대통령은 더 상승시켰다고 분석했다. NYT는 “금융위기로 2008∼2009년 성장세는 둔화했지만 오바마 전 대통령 집권 초 경제정책으로 성장세가 안정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19개월간 일자리 358만 개가 창출됐지만, 오바마 전 대통령의 집권 마지막 19개월간 생겨난 일자리 396만 개에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또 2분기 GDP 성장률이 4.2%를 기록했지만 최근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한 때는 오바마 전 대통령 집권기였던 2014년(3분기·4.9%)이라고 전했다. 한편 2분기 GDP 성장률이 100여 년 만에 실업률보다 높다는 트럼프 대통령 주장에 대해 저스틴 울퍼스 미시간대 교수는 1948년 이후 GDP가 실업률보다 높았던 적은 62분기에 이르며 최근 기록은 2006년 1분기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케빈 하셋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은 “GDP가 실업률보다 높은 것은 10여 년 만에 처음”이라고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정정했다. AFP통신은 “11월 중간선거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두 대통령이 일전을 벌였다”고 평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