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와 유명인사 ‘2인1조’ 경기… 최고의 짝꿍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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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셀러브리티 프로암 20일 개막

박찬호·이승엽·이재룡 등 참가
3·4라운드 진출 골퍼 60명
팀 이뤄 포볼방식으로 경쟁

박찬호, 베스트스코어 1언더
이승엽은 양손 쓰는 ‘스위치’

한국야구의 전설 박찬호(45)와 이승엽(42)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그동안 갈고 닦은 골프 실력을 뽐낸다. 박찬호는 은퇴 후 2013년 골프에 입문했고 3개월 만에 70대 스코어에 진입한 ‘속성형’, 이승엽은 2003년부터 서서히 실력을 끌어올려 70∼80대 스코어를 달성한 ‘대기만성형’이다.

박찬호와 이승엽은 오는 20일부터 나흘간 충남 태안군 솔라고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리는 휴온스 셀러브리티 프로암(총상금 5억 원)에 참가한다.

132명의 코리안투어 선수들은 기존 대회와 같은 방식으로 1, 2라운드를 치르며 상위 60명이 60명의 유명인사와 2인 1조로 팀을 구성해 3, 4라운드에 나선다. 박찬호와 이승엽을 비롯해 남자 기계체조 도마의 황제로 군림한 여홍철 경희대 교수, 인기 연예인 이재룡, 이정진, 김성수, 오지호 등이 참가한다. 코리안투어 선수의 4라운드 합계 성적만을 따져 우승자를 가리며 우승 상금 1억 원도 우승한 코리안투어 선수에게 돌아간다.

이와 별도로 3, 4라운드에 선수와 유명인사가 팀을 이뤄 포볼(팀 베스트 스코어) 방식으로 경기를 진행해 우승팀을 선정한다. 포볼은 2인 1조의 팀이 각자의 공으로 경기해 더 좋은 성적을 팀의 점수로 삼는 방식이다. 우승팀에게도 별도의 상금이 지급되며 이 상금과 함께 선수들이 받은 상금 중 일부, 또 선수와 유명인사들의 애장품 경매 등의 수익금을 보태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부된다.

메이저리그에서 시속 150㎞ 강속구를 뿌리던 박찬호는 은퇴 직후 골프의 매력에 푹 빠졌고 빠른 속도로 기량 향상됐다.

박찬호는 몇 해 전 한 기업이 주최한 프로암대회에서 1언더파, 베스트 스코어를 달성했다. 박찬호는 “야구를 할 땐 늘 이기려다 보니 자주 벽에 부딪혔지만, 골프는 늘 웃으며 즐기면서 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며 “야구만큼 했으면 골프로도 성공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호는 현역시절 골프를 배우지 않았던 게 아쉬워 후배 선수들에게 골프를 적극 권장하는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다. 프로골퍼 도전이라는 새로운 목표가 생긴 박찬호는 기량을 집중적으로 연마해 1년 뒤 시니어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박찬호는 “움직이지 않는 공을 치려다 보니 오히려 마음이 움직일 때가 많아 골프가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홈런왕 이승엽은 2003년 처음 골프채를 잡았고 생애 첫 라운딩에서 130대 타수를 경험했다. 이승엽은 다음 해 생애 첫 버디를 낚는 등 박찬호에 비해 기량 향상이 더뎠다. 현역이기에 골프에 집중할 수 없었기 때문. 지난 시즌을 마치고 은퇴한 이승엽은 지난 7월엔 경기도 포천의 한 골프장에서 75타를 남겼다.

이승엽은 왼손 스윙으로 골프에 입문했다. 강타자이기에 제대로 맞으면 일반 골퍼들에게는 꿈의 비거리인 300야드(274m)를 쉽게 넘겼다.

이승엽은 취미인 골프가 본업인 야구의 경기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우려해 2008년 오른손 스윙으로 바꿨다가 2013년 다시 왼손 스윙으로 돌아왔다. 비시즌 중에만 골프를 즐기기 때문에 왼손 스윙에 큰 무리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 이 덕분에 이승엽은 양손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스위치 골퍼’가 됐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