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남북정상회담>정반대 평가한 與·野…“소중한 첫걸음” vs “北만 단물 챙겨”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김정은 만난 정치권 인사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평양 옥류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오찬을 마친 후 특별수행원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문순 강원지사, 이정미 정의당 대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 대통령, 김 위원장,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평양 공동선언’ 정치권 반응

홍영표“연내에 종전선언 기대”
野에 판문점 선언 비준 압박도

김병준“철도연결·개성공단 등
북한 입장만 다 받아들인 회담”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나온 평양공동선언에 대해 여야는 정반대의 반응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은 “남북한의 군사적 긴장을 종식했다”며 후한 평가를 내린 반면 자유한국당은 “비핵화에 진전은 없고 사실상 ‘무장해제’당했다”며 국회 긴급현안질의 등을 통해 철저히 따지겠다는 뜻을 밝혔다. 여야가 극과 극의 인식을 보이는 만큼 4·27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 처리를 둘러싼 갈등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이제 우리는 핵 없는, 전쟁 없는 한반도를 위한 소중한 첫걸음을 내디뎠다”며 “평양공동선언은 비핵화를 실천적으로 끌어 올리는 중대합의”라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한반도의 평화는 되돌릴 수 없는 궤도에 접어들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간 정상회담에 이어 미·북 협상이 진전되면 연내 종전선언이 단숨에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남북한이 비핵화의 구체적 방안에 합의한 것은 처음”이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전 세계에 생중계되는 상황에서 본인 육성으로 확고한 비핵화 의지를 밝혔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 처리를 다시 한 번 야당에 요구했다. 홍 원내대표는 “비준동의안부터 빨리 처리하고 철도·도로 연결, 이산가족 상설 면회소 설치, 개성공단 재가동 등에 필요한 조치를 국회 차원에서 논의해야 한다”며 “한국당이 언제까지 평화의 방관자로, 방해자로 남을 것인지 이제 결정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반면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끝나고 발표한 결과를 보면 비핵화 문제는 거의 진전이 없고, 우리 국방력은 상당히 약화시켜버리는 합의를 했다”며 “전쟁은 우연히 발생하기도 하는데, 그에 대한 대비가 약화돼 걱정이 많다”고 지적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북한은 서해선 철도·도로 연결,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정상화, 2032년 하계 올림픽 공동 개최와 같은 이런 단물은 다 챙겼지만 미국과 국제사회가 끊임없이 요구해 온 비핵화의 실질 조치에 대해선 아무것도 받아들인 게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비핵화 협상을 한다면서 비핵화 로드맵도, 선언도 없이 북한의 입장을 받아들이는 회담이 되고 말았다”며 “북한이 고수하고 있는 단계적 비핵화 방안을 문 대통령이 오히려 명시적으로 용인해준 꼴”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특히 군사분야 합의서에 대해서는 “사실상 일방적인 무장해제를 강제하고 있다”며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현안질의를 통해 정부의 진의를 따져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정책회의에서 “핵심 의제인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김 위원장의 육성으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던 점, 핵심 시설인 영변 지역에 대한 폐기가 언급된 것은 주목할 부분”이라면서도 “미국의 선 종전선언과 후 비핵화 후속 조치를 주장해 왔던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