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1 주택공급 후보 도시’ 반발 확산

광명·시흥·의정부·인천 서구
“서울 베드타운으로 전락 우려”
지자체장들 공동대응 움직임

“일방적 3기 신도시 지정 반대”
김포·양주 등 2기 신도시 반발

정부가 서울 집값을 잡겠다고 내놓은 9·21 수도권 주택공급 대책을 놓고 서울 주변 택지 지정 도시의 반발이 전방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자족 기능을 상실한 서울의 베드타운이 될 것이란 우려와 함께 ‘공급폭탄’에 따른 집값 하락이 예상돼 해당 지역 주민과 단체장들의 공동대응 움직임도 일고 있다.

28일 경기 광명·시흥·의정부시와 인천 서구 등 신규 택지 지구로 선정된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은 국토교통부의 일방적인 공공택지 지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광명시는 전날 언론에 배포한 보도 자료에서 ‘더 이상 서울의 베드타운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히고, 정부의 공공택지 공급 계획에 대한 공람 공고를 거부했다. 기존 뉴타운 사업의 침체와 미흡한 교통 대책, 기존 시가지 슬럼화 등이 반대 이유다. 광명시는 현재 주택 3만2887채를 공급할 수 있는 11개 뉴타운사업과 4개 재건축사업이 진행 중이다. 택지 지구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경기 양주시의 경우 인근인 의정부 녹양동이 포함되면서 반대 대오에 동참했다.

임병택 시흥시장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서울 집값을 잡겠다고 가뜩이나 재정이 열악한 수도권 지자체에 부담을 떠넘기는 것”이라며 “(다른 지자체와) 연대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정부가 지자체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인 행태를 보인 것에 대해 다른 지자체장들과 뜻을 모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집단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광명 시흥 신도시 지정 반대합니다’라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고 2700여 명이 동참했다. 서울 접근성이 좋은 3기 신도시가 건설될 경우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김포 한강, 양주 옥정, 인천 검단, 파주 운정 등 2기 신도시 주민들도 신도시 건설 반대 운동에 들어갔다. 이에 대해 이문기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자족 기능과 교통대책 등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계획 수립 과정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건태·오명근·박성훈 기자 jus216@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