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단 ‘제재대상’ 만수대창작사 참관… 北 선전에 악용?

文방문때도“부적절”지적 나와
사실상 고위급회담 성사 ‘관심’

4∼6일 10·4 남북정상선언 기념식 참석차 북한 평양을 방문하는 민관 방북단의 일정은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의 데자뷔를 만들어 낸다. 10·4 선언 기념식 개최 자체가 뒤늦게 결정된 터라 북측에 주어진 행사 준비 시간이 부족했던 측면이 있지만, 대북제재 대상을 재차 포함하는 등 대외선전 공세의 의도성도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민관 방북단은 5일 북한의 대표적 미술작품 창작기관인 만수대창작사를 참관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정한 대북제재 대상이기 때문에 지난달 18일 문 대통령의 방문 때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던 곳이다. 하지만 이번 방북 일정에 다시 등장하면서 북한의 제재 무력화 선전에 악용될 우려가 나온다. ‘빛나는 조국’을 각색한 대집단 체조 관람도 이번 방북 일정에 포함됐다. 북한은 문 대통령의 관람 당시 체제 선전·찬양 요소를 줄이고, 남북관계 개선의 분위기를 반영하는 내용을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빛나는 조국’ 중에서 30%가 들어가 있는 것이고, 나머지는 거의 새로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북단은 첫째 날 평양대극장에서 삼지연관현악단 등이 펼치는 환영공연을 관람하고, 둘째 날 평양냉면으로 잘 알려진 옥류관에서 오찬(5일)을 한 뒤 만경대학생소년궁전을 방문한다. 이 또한 평양 정상회담 때의 일정과 같다. 새로 추가된 방문 장소는 중앙식물원과 과학기술전당이다. 중앙식물원은 2007년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소나무를 심은 곳이다. 2016년 1월 준공된 과학기술전당은 북한의 과학기술을 보여주는 곳으로, 과거 북한이 쏘아 올린 로켓 모형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될 수 있다.

방북단 일정 중 남북 고위급회담이 이뤄질지도 관심이 쏠린다. 방북단에 포함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남북 고위급회담 남측 수석대표였기 때문에 북측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과 만나 평양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분야별 후속회담 일정 등을 논의하면 사실상 고위급회담이 열리는 것과 같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