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클릭!>내 계좌에 205억원이… 아이스크림 상인의 횡재?

前대통령 비자금으로 드러나
노동자·경비원 계좌도 사용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이 돈세탁을 하다 평범한 소시민의 계좌에 들어간다면?’

국내 영화 ‘돈을 갖고 튀어라’의 주인공에게 발생했던 믿을 수 없는 사건이 파키스탄의 한 아이스크림 장수에게 일어났다.

4일 가디언에 따르면, 파키스탄 카라치시의 슬럼가에 살며 아이스크림을 팔아 생계를 꾸려가는 무하마드 압둘 카디르(52)는 지난 9월 갑작스럽게 연방조사국(FIA)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접하고 경악했다. 자신의 은행 계좌에 1년 가까이 23억 루피(약 205억7272만 원)가 입금돼 있었다는 것. 현재 수사당국은 돈세탁을 위해 누군가 카디르의 계좌에 입금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자세한 경위를 추적하고 있다. FIA는 일단 카디르가 글을 쓸 줄 모르는 만큼 직접 계좌를 만들거나 돈세탁에 연관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자신의 계좌에 거액이 입금된 사람은 카디르뿐만이 아니다. FIA는 노동자나 경비원, 다른 하층민 명의로 된 최소 77개의 계좌에 총 350억 루피, 한화로 무려 3262억여 원이 입금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 같은 사실은 파키스탄 연방은행이 지난 2014년과 2015년 사이에, 카디르의 계좌에서 거액의 돈이 출금된 사실을 이상히 여겨 FIA에 신고하면서 검은돈의 실체가 드러났다. 돈의 소유주는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전 대통령으로 추정하고 있다.자르다리 전 대통령은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남편이다. 지위를 이용해 각종 이권 사업에 개입해 커미션을 챙긴다는 뜻에서 ‘미스터 10%’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