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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Fifty+ 게재 일자 : 2018년 10월 12일(金)
늘그막에 찾은 적성… ‘애’들이 행복을 물어다 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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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견카페 ‘공감&펫’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는 이옥희(왼쪽) 씨와 반려동물관리사 백영애 씨가 한 가족과 다름없는 반려동물들을 안고 포즈를 취했다.
실버 애견카페 ‘공감&펫’

커피 내리고 반려견 목욕시키고
바리스타·동물관리사 직원14명
고령자 일하는 첫 공공애견카페

반려동물관리사 자격증까지 따
“강아지 좋아하는 내게 딱 맞아
다달이 받는 월급도 기쁨이죠”


반려견 인구 1000만 시대다. 이에 따라 반려견을 맡기고 커피를 마시는 애견카페의 인기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가격이 일반 카페에 비해 다소 비싼 편이지만 반려견이 아무 데나 ‘변’을 보거나 뛰어다녀도 누구 하나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는 곳이 애견카페다. 그야말로 반려견과 애견인들의 천국인 셈이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금곡로 주택가에 있는 ‘공감&펫’도 그 같은 애견카페 중 하나다. 그러나 이 애견카페는 조금 유별나다.

애견을 돌보는 관리사와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가 모두 60대 이상의 고령자라는 점이다. 민간 애견카페는 많지만 이처럼 노인이 일하는 공공 애견카페는 전국 처음이다.

“대기업에서 전산업무를 보다가 5년 전 퇴직했어요. 그러고는 스포츠센터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소일했어요. 그러다가 우연히 성남시분당시니어클럽의 모집공고를 봤고, 지금 이렇게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습니다. 제가 원래 반려견을 좋아하기 때문에 흥미롭게 일하고 있어요.”

‘공감&펫’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는 이옥희(여·63) 씨의 소감이다. 이 씨는 지난 3월부터 바리스타로 근무 중이며 일주일에 2차례 출근해 도합 10시간 정도 일한다. 비록 시니어들이 일하는 애견카페지만 시설은 여느 애견카페 못잖다. 목욕실에는 스파(spa) 기능이 있는 욕조와 물기를 말리는 드라이룸이 갖춰져 있다. 온도 조절이 가능한 호텔(16실)도 준비돼 있다. 카페 한쪽에선 경기지역 시니어클럽에서 생산한 참기름과 비누, 강아지옷 등도 팔고 있다.

현재 카페에는 모두 14명의 시니어 직원이 바리스타나 반려동물관리사로 일하고 있으며 모두 만 60세 이상의 성남시 거주자들이다. 주 2, 3회 하루 4∼5시간씩 일하면서 월 35만 원 안팎을 받고 있다.

▲  물그릇과 배변패드가 준비된 ‘공감&펫’의 반려동물 놀이방.

그러나 애견카페에서 일하는 분들이 모두 ‘돈’ 때문에 반려동물들을 돌보는 것 같지는 않았다.

이영선(여·62) 카페 바리스타는 “애견카페에서 일하기에 앞서 반려견의 움직임, 기호, 심리상태 등을 이론으로 배우는데 이론도 중요하지만 현장이 중요하다”며 “제가 동물을 좋아하니까 일이 쉽고 편하며 제일 좋은 것은 좋아하는 친구들(반려동물)을 만나서 정겹게 대화를 나누고 카페에서 젊은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이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카페를 찾는 손님들도 나이 지긋한 바리스타나 반려동물관리사를 편하게 대한다. “시니어기에 가지는 장점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일단 손님들이 어르신들을 더 편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특히 나이가 있는 손님이 그렇습니다. 또래가 응대하는 이곳이 일반카페보다 마음이 편하신 거지요.”

애견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는 분들은 시니어긴 하지만 주요 업무는 카페를 찾는 사람들을 위해 커피를 내리는 일이다. 애견카페에서 제일 중요한 업무는 반려동물들을 돌보는 것이고, 그 최전선에 선 사람들이 반려동물관리사다.

백영애(여·63) 씨는 지난해 반려동물관리사 자격증을 땄다. 그리고 12월 애견카페가 문을 열 때부터 일했다. 애견카페에서 제일 바쁜 이는 백 관리사다.

“애들 돌보고 서로 싸울 때 말리고, 애들 살펴보는 것, 위생관리, 청소, 밥 주고, 목욕시키고, 약 주고, 손님 반려견이 왔을 때는 싸우는 것 예방하고 격리하는 작업, 변도 치워요”라며 “목욕은 2주에 한 번 직접 시키고 남은 자투리 시간에 또 정리를 합니다.”

백 관리사는 이런 말도 들려주었다. “정말 일을 즐기고 있어요. 당연한 얘기지만 저도 애견인이기 때문입니다. 이 애견카페를 꼭 추천하고 싶은 이유는 일단 가격이 저렴해서 부담 없이 찾으실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근무 중인 시니어들은 제일 소중한 것은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이곳에서 근무 전에는 멍하니 흘려보내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시간을 의미 있게 쓸 수 있게 됐어요. 소속감도 생기고, 다달이 받는 월급도 큰 기쁨입니다. 게다가 좋아하는 반려견과 일하다 보니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오히려 스트레스를 풀고 가죠.”

애견카페가 시니어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최선책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긍정적으로 보는 견해가 대부분이다. 노인 일자리 관계 전문가는 “어르신들의 사회적 소외는 어르신들이 가진 전문성도 같이 소외되는 것이고 이것은 심각한 국가적 손실”이라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 시대가 오고 있는데, 어르신들의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방도를 찾는 방향으로 일자리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mail 이경택 기자 / 문화부 / 부장 이경택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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