性매수남·경찰 전화번호 1800만개 업주에 팔아

警, 개인정보업체 6명 적발
1곳당 15만원… 7억 가로채
‘유흥탐정’사이트에도 판매

성매매업소 손님과 단속 경찰관의 휴대전화번호 1800만 개를 수집해 성매매 업주들에게 팔아온 개인정보 업체가 경찰에 적발됐다. 특히 남편이나 남자친구의 유흥업소 출입 여부를 확인해주면서 유명해진 온라인사이트 ‘유흥탐정’도 이 업체에서 개인정보를 취득한 것으로 확인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5일 성매매업소 이용객과 경찰관의 휴대전화번호를 데이터베이스(DB)화해 성매매 업주들에게 판매한 혐의(성매매처벌법 위반)로 개인정보 업체 운영자 A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수집한 휴대전화번호 1800만 개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정리해 성매매업소에 팔아넘겼다. 전국의 성매매업소 800여 곳은 이 앱을 활용해 고객을 모집하거나 경찰 단속을 피했다. 경찰에 따르면 업소 한 곳당 월 15만 원씩의 이용료를 A 씨가 운영한 업체에 지급했다. 이렇게 A 씨 일당이 최근 6개월 동안 벌어들인 수익만 7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8월부터 “남편이나 남자친구의 유흥업소 출입기록을 알려준다”며 인터넷상에 등장한 유흥탐정도 이 업체를 통해 정보를 얻은 것으로 확인됐다. 유흥탐정은 의뢰인이 특정 남성의 휴대전화번호를 알려주면 휴대전화 명의자의 성매매업소 출입기록을 확인해주고 건당 5만 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흥탐정은 성매매업소 출입 여부뿐 아니라 방문 날짜, 통화 내역 등 상세한 기록을 확인해주며 주로 여성들이 찾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화제가 됐다. 유흥탐정이 인기를 얻으면서 ‘유흥흥신소’ ‘굿데이터’ 등 비슷한 사업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유흥탐정이 A 씨 업체와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거래하면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가 있다고 판단하고 운영자의 소재 파악에 나섰다. 하지만 유흥탐정은 수사가 쉽지 않은 보안 메신저인 텔레그램 등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성매매업소와 이용객 단속이 먼저라는 지적도 나온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