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구, 서울 자치구 최초 범죄피해자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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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구호 예산 2000만원 편성
‘범죄피해자 지원 심의위’구성
폭행·가정폭력 등 피해자 도움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주부 A 씨는 최근 남편과 이혼 소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위자료 문제로 다투다 폭행을 당해 의식을 잃었다. 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아 생명엔 이상이 없게 됐지만 많은 치료비 부담 때문에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었다. 이런 A 씨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건 뜻밖에도 구청이었다. 지난 4일 관악구는 A 씨에게 긴급 생계비를 지급하기로 했다. A 씨는 “구청 덕분에 당분간 치료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며 고마워했다.

관악구가 올해부터 서울 25개 자치구 최초로 범죄 피해를 입었지만, 정부의 ‘범죄 피해자 보호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주민에게 구조금 지원을 시작해 주목을 받고 있다.

15일 관악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해 7월 제정한 ‘범죄 피해자 지원에 관한 조례’에 근거, 올해 예산 2000만 원을 편성하고 피해자 구호에 나섰다.

현행 범죄 피해자 보호법은 살인·강도·절도·폭력·성폭력 등 5대 강력 범죄 피해자에게 피해 복구를 위한 구조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법에서 규정한 5대 범죄 이외의 피해자는 구조금 지급에서 제외돼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구는 관악경찰서 등과 함께 ‘범죄 피해자 지원 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 4일 첫 회의를 열어 A 씨 등 13명을 긴급 생계비와 치료비 지원 대상으로 결정했다. 구는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2000만 원의 예산을 편성해 사업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박준희(사진) 구청장은 “앞으로 범죄 피해로 고통받는 주민에게 구청이 힘이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