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모든 국가, 北비핵화 위한 책임 심각하게 받아들이라”

南北 고위급 합의에 경고음

미국이 철도·도로 착공식 진행 등 남북 고위급 합의와 관련해 “모든 국가는 북한 비핵화를 위한 자신들의 책임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남북 경제 협력이 북한 비핵화를 위한 미국의 노력을 무산시킬 수 있음을 경고하고 나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 국무부는 15일(현지시간) 남북고위급회담 합의 내용과 관련한 질의에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대로 남북관계 개선은 북한의 핵 개발 프로그램 해결과 별개로 진전될 수 없고 모든 국가가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끝내는 것을 도와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국무부는 “우리는 모든 회원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금지된 분야별 제품들을 포함, 유엔 제재들을 완전히 이행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무부는 동맹국인 한국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의 비핵화 이전에 남북관계 개선 및 종전선언을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 사실상 불만을 강하게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남북은 15일 고위급회담을 열고 철도·도로 연결과 현대화를 위한 착공식을 11월 말~12월 초에 진행하기로 하는 내용 등이 담긴 공동보도문에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태풍 마이클로 피해를 본 플로리다 주로 떠나기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 문제는 아주 잘 되고 있다. 관계도 매우 좋다. 좋은 일들이 일어날 것 같다”고 언급하면서도 “다만 알다시피 이것은 복잡하다”고 덧붙여 미·북 간 협상에 이견이 여전한 상황임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CBS 60분에 출연해 북한의 비핵화 전에 제재 완화가 없음을 분명히 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정말 신뢰하지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두고 보자”고 말했다.

워싱턴 = 김석 특파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