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연속 적자 韓電… 올해도 배당·성과급 ‘펑펑’

경영평가선 양호 등급 받아
주주 배당금 5072억원 이어
연말 1691억원 성과급 예정
“경영 악화에도 도덕적 해이”

한국전력공사가 최근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도 주주 배당을 한 데 이어 연말에도 예년처럼 ‘성과급 잔치’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영 실적과 상관없이 이뤄지는 배당금·성과급 지급에 대해 ‘도덕적 해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전이 1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곽대훈(자유한국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 2월 28일 기획재정부로부터 배당률 15.8%,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한 배당금 총액 비율) 33.66% 통보를 받고 3월 15일 이사회를 거쳐 5072억 원의 주주 배당금 지급을 결정했다.

이를 두고 영업 손실에 허덕이는 한전이 무리하게 정부의 주주 배당 지침을 따른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로 국내 주요 대기업 배당률이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다.

한전은 기재부 통보가 있기 전인 지난 2월 초 한 법무법인에 기재부의 배당계획과 다른 결정이 이사회·주주총회에서 의결되더라도 기재부 통보를 따라야 하는지 여부를 질의했고 당시 법무법인으로부터 ‘꼭 따를 필요는 없다’는 답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곽 의원은 “지난 10년간 5번의 배당에서 한전이 기재부 통보금액을 벗어나 배당을 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다”고 지적했다.

한전은 또 올해 말 직원들에게 약 1691억8500만 원(직원 1인 평균 802만5000원) 규모의 경영평가 성과급도 지급할 예정이다. 지난해 지급된 성과급은 1765억6100만 원(직원 1인 평균 840만 원)이었다. 올해 성과급 결정 과정에는 한전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재부의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B등급을 받은 점이 반영됐다. 올해 에너지 공기업 중 A등급을 받은 곳은 한국동서발전이 유일했다.

한전은 지난 1분기와 2분기 각각 영업적자 1276억 원, 6871억 원 등 지난해 4분기부터 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곽 의원은 “경영 상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데도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도덕적 해이”라고 지적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