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관계, 비핵화와 연계… 韓美의 목소리 일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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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美대사, 아산硏 연설
文정부 ‘독주’에 불만 표시
웨인 에어 유엔사 부사령관
“유엔사, 걸림돌 아닌 조력자”

매티스 “對北제재 이행 위해
선박 환적 등 정찰활동 계속”

해리 해리스(사진) 주한 미 대사는 17일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관계 개선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남북관계는 비핵화와 연계되고 한·미의 목소리가 일치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미 대사가 문재인 정부의 남북관계 ‘독주’에 사실상 불만을 표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문재인 정부가 미국의 남북관계 속도 조절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해리스 대사는 이날 오전 아산정책연구원과 미국 우드로윌슨센터가 공동으로 주최한 전문가 좌담회 기조연설에서 “(남북 및 미·북 간 합의의) 모든 배경은 지속적인 (한·미) 동맹의 힘”이라며 “한·미가 계속해서 북한 문제에 대해 공동의 목소리로 접근하면 평양과 판문점(남북정상회담), 싱가포르(미·북 정상회담)에서 했던 약속을 현실로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 해리스 대사는 16일부터 서울에서 진행되고 있는 10차 한·미 방위비 분담 협정 협상에 대해 “협상을 빨리 끝내는 것이 양국의 국익에 부합한다”며 “철통 같은 동맹을 통해 북한 비핵화를 향해 손잡고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해리스 대사의 이날 발언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9월 말 남북 군사 분야 합의에 대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격노’하는 등 미국이 문재인 정부의 남북관계 진전에 불만을 표하고 있는 점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 8일 작성한 ‘대미 협의 방향’이란 내부 문건에서도 “국무부가 공조 부족에 불만을 표출했다”고 적고 있다.(문화일보 10월 16일자 1면 참조)

웨인 에어 유엔사 부사령관도 이날 좌담회에서 “유엔사는 걸림돌이 아닌 조력자로 협력하고 있다”면서 “중요한 사건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오해·오판이 발생하지 않도록 긴장 완화에 중점을 두고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8월 유엔사가 경의선 철도·도로 연결을 위한 북측 구간 현지조사를 불허한 배경을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1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이행을 위한 정찰 활동, 특히 선박 대 선박 환적과 관련한 정찰 활동을 여러 국가가 꾸준히 돕고 있다”면서 남북 군사부문 합의와 무관하게 대북제재를 이행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
워싱턴 = 김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