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교육부가 타협하면 아이들 미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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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부 ‘일부 유치원 놀이학교 전환’ 엄단 경고

“모집 중단·변형된 폐업 불가
대형 유치원 중심 감사 실시”

유은혜(사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와 관련, 22일 “교육부가 포기하고 타협하면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사립유치원들이 유치원 폐업의 수순으로 보이는 신입 원아 모집 중단, 휴원, 업종 전환 등을 통해 반발하는 데 대한 정면 대응 방침을 밝힌 셈이다. 아이들의 학습권을 볼모로 잡는 행위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유 부총리는 이날 대전 유성의 한 식당에서 열린 사립유치원 학부모들과의 간담회에서 사립유치원 측의 신입 원아 모집 중단, 폐업, 휴업 등은 불가하다는 뜻을 재차 피력하며 이같이 밝혔다. 유 부총리는 유치원 감사에 대해서는 “신고된 유치원, 원비를 많이 받는 대형 유치원 중심으로 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비리가 적발되면 법적 근거, 제도적 근거를 통해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일선 유치원에 따르면, 입학설명회를 보류하거나 연합회 소속 원장들끼리 다양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등 비리유치원 감사를 계기로 집단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경기의 A 사립유치원 교사는 “얼마 전까지 입학설명회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일단 보류했다”며 “원아 모집이 결국 중요 사안이라 나중에는 진행할 수 있겠지만, 연합회 소속 원장들이 모여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B 사립유치원 교사는 “유치원별로 원장이 ‘권익위원회에 유치원 비리 등을 신고하면 30억 원까지 포상한다고 하던데 너희들도 신고할 거냐’며 으름장을 놓았다”면서 “원장들이 ‘포상금이 걸릴 정도로 비리의 온상으로 낙인 찍혀서 유치원을 못 해먹겠다’고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사립유치원들은 유치원 비리 사태로 인해 앞으로 보조금 부정수급, 보육료 부당 사용, 어린이집 운영, 건강, 영향, 안전 등에 걸쳐 교육 당국으로부터 전수조사를 받을 처지다. 당장 11월 개통하는 온라인입학관리시스템인 ‘처음 학교로’ 참여 압박을 받고 있다.

전수조사에서 위반 내용이 드러나거나 불참했다가는 기관명 공개, 재정지원 삭감 등의 후폭풍을 받게 된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학급 편성권이 원장에게 있다고 하나 일련의 사태 때문에 3세 반 모집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학부모를 위협하는 좌시할 수 없는 행위”라며 “학부모들이 아이를 맡길 곳이 없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다각도의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인천 등 수도권 교육청의 경우 모집 중단, 휴원 등이 현실화되면 시정명령과 함께 인근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 수용이란 단기 대책, 학부모들이 가장 희망하는 공립 단설유치원 증설을 중장기 방안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특히 유치원을 ‘놀이학교’나 ‘영어 놀이학원’ 등으로 전환하려는 일부 움직임에 대해서도 일종의 편법이자 꼼수라고 판단하고 엄하게 대응하는 방안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종·김기윤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