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유기업 총부채 첫 공개… 1경9300조원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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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원, 전인대에 보고서 제출
무역전쟁 대응 개혁 가속화 의지

전체 국유기업수 16만개 달해
2016년 기준 2041곳‘경영난’

중국 국유기업들의 정확한 부채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공개됐다. 중국 국무원이 중국 국유기업 전체의 부채 규모가 118조5000억 위안(약 1경9300조 원)에 달한다는 천문학적 수치를 내놓은 것이다. 이 같은 부채 규모 공개는 국유기업 개혁 가속화와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따른 대응 차원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유기업 내부의 저항을 누르고 개혁 작업이 속도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5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24일 중국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에 중국 국유기업의 자산 현황 등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국무원은 보고서에서 지난해 말 기준 중국 국유기업 전체의 총자산은 183조5000억 위안(약 3경 원), 총부채는 118조5000억 위안, 총자본은 50조3000억 위안에 달한다고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국유기업 전체 숫자나 기타 구체적인 정보는 밝히지 않았다. 그동안 중국 국유기업 전체 숫자는 16만 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전인대 상무위원회에 보고서가 제출됐다는 것은 숫자의 정확함을 보증하는 것이며, 국유기업의 정확한 현황 파악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국무원이 전인대에 국유기업 관련 자산 현황을 보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신문은 “그동안 중국 재무부와 국무원 직속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가 국유기업 현황을 밝힌 적은 있지만 이번에 내놓은 보고서는 기존과 달리 국유기업에 대한 총체적인 현황 파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보고서에서 주목되는 것은 중국 국유기업의 정확한 부채 규모가 나왔다는 것이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국유기업이 포함된 중국 기업의 국내총생산(GDP)대비 부채 비율은 지난해 168%로 미국(72%)이나 유럽(105%)보다 매우 높다.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는 지난 2016년 중국 국유기업 중 2041곳이 퇴출 대상이거나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어 구조조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내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해 “이번 보고서 제출은 중국 정부가 국유기업의 효율성과 자산의 안전성을 제고하는 개혁을 추진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국무원이 국유기업의 현황을 총체적으로 파악했다는 것은 국유기업 내부의 저항세력을 제압했음을 의미한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하지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집권 이후 국유기업의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덩치 키우기에 나서는 등 국유기업 주도의 경제를 운용해와 과연 개혁 작업이 제대로 이뤄질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