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환 기자의 부동산 깊이보기>증시 급락은 부동산 빙하기 전조?

경제 바로미터 주식시장이 급락하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코스피가 1년 7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지요. 하루 만에 2.5% 넘게 하락했고, 시가 총액 36조6000억 원이 사라졌습니다. 코스닥 지수도 3% 넘게 내렸고요. 코스피는 25일에도 1.63% 급락하면서 연저점이 또 붕괴됐습니다. 미국과 일본 등 글로벌 증시도 맥을 추지 못하고 있고요. 증시 침체는 전반적인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상황이 안 좋다는 것으로 코스피지수가 이를 먼저 반영하는 것이지요. 부동산 시장의 미래를 점쳐보는 ‘기제(機制·영향을 미치는 작용이나 원리)’는 많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주식시장이지요. 증시는 경제 상황에 맞물려 가면서 현재와 미래 경기를 시세로 반영하는 지표이기 때문이지요. 이에 따라 부동산 투자자들은 증시 급락 시기의 코스피 지수 오르내림에 따라 집값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다시 한 번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후 현재 서울 등의 집값이 코스피 지수와 엇박자를 빚는 것은 부동산이라는 자산의 특성 때문에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리고 최근 주식 시장 급락에서 부동산 시장의 전조(前兆)를 보아야 합니다. 부동산 시장은 주식시장의 후행지수이기 때문이지요.

최근 5년여 동안 한국은 물론 글로벌 시장은 호황을 누렸습니다. 한국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도(일부 지역 제외)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였지요. 내수 침체와 저성장(연간 경제성장률 3% 이내)에도 불구, 증시와 부동산 시장은 상승세를 이어갔지요. 특히 서울 집값은 정부 부동산 정책의 미스 매칭, 일부 세력의 집값 부추기기 등이 겹치며, 다시 거품(버블)을 형성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실질적인 경제 성장이 받쳐주지 않은 호황이 집값 상승을 견인한 것이지요.

수요 공급 불안이 여전한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 집값은 내수 경기침체 등에 의해서는 쉽게 떨어지지 않는 속성을 보여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증시 급락과 경기 침체, 전국에 과잉 공급된 아파트는 집값에 악영향을 미치고, 급등한 집값의 하락을 부를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 부동산 역사에서 최초로 외부 충격(IMF 사태나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이 없는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 장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지요. 물론 외부충격이 있을 경우 집값은 ‘날개 없는 추락’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직시해야 합니다. 부동산 시장 침체 시기에는 엉킨 실타래 같은 촘촘한 부동산 시장 규제를 풀어도 제때 작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실수요자든 투자자든 최근 증시 급락이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과 과거가 주는 교훈을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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