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7주년 특집-미래를 바꾸는 기업현장>10원짜리 동전 크기에 10t 하중 버티는 ‘차세대 강판’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포스코가 기가스틸을 적용한 차체 ‘PBC-EV’ 프레임. 1㎟ 면적당 100㎏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포스코의 차세대 초고장력 강판이다. 1t가량의 준중형차 1500대를 가로 10㎝, 세로 15㎝ 손바닥만 한 크기의 기가스틸에 올려놓아도 견딜 수 있다. 포스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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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車 소재 ‘기가스틸’

경량화·강도·가공성 뛰어나
알루미늄 차체 대체소재로 적합
충격·강성시험서 최고점 자랑

배터리 필수 소재인 탄산리튬
7년만에 추출기술 개발 상용화
年2500t 규모 공장 PosLX 준공

포스코는 그룹사의 역량을 결집해 눈앞에 다가온 차세대 전기차 시장 선도에 나선다. 포스코 그룹은 경량차체, 고효율 모터, 배터리 등 미래 자동차 시장에 필요한 소재를 종합적으로 공급하는 글로벌 서플라이어로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포스코 최정우 회장은 지난 7월 27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전기차, 에너지 저장소재 생산과 맞물려 2030년 전 세계 마켓셰어 20%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며“포스코ESM과 포스코켐텍을 통합해 연구·개발(R&D)과 마케팅에서 시너지를 높이고, 에너지 소재와 원료까지 포함해 신성장 사업의 역량을 키우겠다”고 밝혔다.

◇커지는 자동차 경량화 요구와 전기차= 전기차는 4차 산업혁명으로 자율주행차와 스마트카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아가고 있으나, 기본적으로 한 번 충전으로 오래 달리기 위해 더욱 큰 용량의 무거운 배터리를 사용해야 한다. 따라서 자동차 업체와 부품 업체뿐만 아니라 철강 업체까지도 차체를 가볍게 해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포스코가 개발한 ‘기가스틸’은 1㎟ 면적당 100㎏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차세대강판으로, 양쪽 끝에서 강판을 잡아당겨서 찢어지기까지의 인장강도가 980MPa(1기가파스칼) 이상이어서 ‘기가스틸’이라 명명했다.

10원짜리 동전만 한 크기에 10t의 하중을 버틸 수 있다. 이는 약 1t가량의 준중형차 1500대를 가로 10㎝, 세로 15㎝의 손바닥만 한 크기의 ‘기가스틸’에 올려놓아도 견딜 수 있는 것이다. ‘기가스틸’을 자동차 소재로 적용하면 알루미늄 등 대체소재에 비해 경제적이다. 경량화는 물론 높은 강도로 안전성 측면에서 우수하고, 특히 가공성이 우수하기 때문에 알루미늄 부품보다 더 복잡한 형상의 제품도 만들 수 있다.

포스코는 알루미늄 등 대체소재를 적용한 차체보다 더욱 안전하고 가벼운 차체를 구현하기 위해 미래 철강소재인 ‘기가스틸’을 개발하고, 이를 포스코 자체적으로 설계, 제작한 ‘PBC-EV’ 차체에 적용해 경량 철강소재로 적용 가능한 ‘기가스틸’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기가스틸’을 채용한 PBC-EV는 가벼울 뿐만 아니라 구조적인 강성도 함께 갖췄다. 국제자동차안전표준에 포함된 7가지 충격시험과 4가지 강성시험의 요구사항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는 자동차의 충돌 안전성을 평가하는 미국신차평가프로그램(NCAP)의 안전등급 별 5개와 동등한 수준이다.

◇에너지저장소재의 핵심, ‘리튬 양극재 ·음극재’ =포스코는 2017년 2월 독자기술 개발 7년 만에 전기차, 노트북, 휴대전화 배터리의 필수 소재인 탄산리튬을 추출하는 기술 상용화에 성공해 광양에 연산 2500t 규모의 리튬추출공장 PosLX를 준공하고 가동에 들어갔다.

포스코의 리튬제조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전까지는 고농도 염수를 자연 건조해 리튬을 생산하기까지 최소 12개월이 걸렸지만, 포스코가 개발한 PosLX기술은 3개월 이내면 리튬을 생산할 수 있다. 특히 이 기술은 생산원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리튬 회수율도 기존 최대 50% 수준과는 달리 80% 이상까지 끌어올린 경제성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호주 리튬 광산 기업인 필바라(Pilbara Minerals)의 회사 지분 4.75%와 이에 상응하는 규모의 전환사채를 인수하면서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함에 따라 리튬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았다.

포스코는 현재 양극재 생산 계열사인 포스코ESM을 통해 용량, 수명 및 안정성이 대폭 개선된 이차전지 소재 ‘고용량 양극재, PG(POSCO Gradient)-NCM(Nickel Cobalt Manganese)’을 공급하고 있다.

포스코켐텍은 지난 2011년 천연흑연계 음극재 사업에 진출해 국내 최초로 독자기술을 적용한 고용량 전기자동차 배터리용 음극재를 양산하는 등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갖추며 2차전지 음극재의 국산화에 앞장서 왔다.

포스코켐텍이 생산하는 음극재는 안정성과 고효율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 1, 2위를 다투고 있는 국내 2차전지 제조사들로부터도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