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서 눈독 한강골재… “南서 수입땐 세컨더리 제재”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남북이 5일 한강하구 공동이용을 위한 수로 조사를 개시한 가운데, 군과 해운 당국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남측 조사단이 이날 오전 인천 강화군 창후리 선착장을 출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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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년만에 공동 수로 조사
철도 이어 남북경협 속도전

남북공동조사단이 5일 한강(임진강) 하구 공동 수로 조사 작업에 서둘러 착수한 것은 표면적으로는 수도권 일대에 공급할 골재 채취작업이 주목적이지만, 여차하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위반으로 이어질 소지가 다분하다. 특히 사업 진행의 향배에 따라 북측 지역 채취 골재를 남측이 구매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의 위반을 넘어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이 사업은 국내는 물론 국제정치적으로도 대단히 폭발적인 이슈로 점화할 가능성을 안고 있다는 게 대북·안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당국은 이날 관련 사실을 발표하면서 ‘정전협정 체결 65년 만에 처음’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게다가 평양에서의 9·19 군사 분야 합의서 4조 4항 ‘한강(임진강) 하구 공동이용’ 내용에 따른 남북 군사분계선(DMZ) 한강 수역에서의 골재채취는 유엔 대북제재 결의 2397항목에는 일단 포함되지 않아 당국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즉 골재 채취 사업이 유엔 대북제재를 회피하는 경제협력 카드가 될 수 있다고 여기는 분위기다. 이런 맥락에서 국방부는 이날 “향후 골재채취 등의 사업을 추진 시 국제사회의 제재 틀 내에서 군사적 보장대책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사에 착수한 공동 이용 수역은 남측 김포반도 동북쪽 끝점으로부터 교동도 서남쪽 끝점까지, 북측 개성시 판문군 임한리부터 황해남도 연안군 해남리까지 70㎞ 수역이다. 국방부는 “12월 말까지 모든 현장조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전체조사 해역을 A, B, C 3개 구역으로 나누어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08년 경기개발연구원은 한강하구 3개 지점에서만 16억1000만㎥의 골재를 채취할 수 있고, 이는 약 13조 원에 달하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규모라고 분석한 바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것이 자칫 유엔 대북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일종의 ‘꼼수’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 지역에서 채취한 골재를 우리가 구매할 경우 결제 은행 등은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 대상이 되며 5·24 대북 제재 위반 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소 안보전략실장은 “북한의 5개 수출 금지품목에 골재는 포함되지 않아 어떻게든 대북제재를 피해가려는 꼼수 등 경협 카드로 활용될 수 있지만 미국의 독자제재 및 안보리 결의를 피해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정충신·박수진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