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편지 쓰기>제자에게 고교 등록금 지원해주신 큰 은혜

초록우산회장賞 문태원

신창중 윤종구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중학교 3학년 3월의 수학 첫 수업시간, 처음으로 만난 선생님은 아이들을 가르치려는 열정이 대단해 보였고 아이들과 정말 잘 어울리셨습니다. 선생님은 수학이라곤 몸부림을 치던 저를 공부하게 해주셨고 이 일을 계기로 저는 선생님과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저는 2남 2녀 중 둘째로 태어나 위로는 누나를 두고 동생이지만 오빠 노릇을 해왔고 밑으론 부모님을 대신해서 동생을 뒷바라지해왔습니다. 가난한 형편으로 부모님은 맞벌이하셨고 이런 부모님을 대신해 집안일을 해왔습니다. 이런 제 상황을 알게 되신 담임선생님께서 평소 선생님과 친분이 있으셔서 저에 관해 이야기하시다가 제 가정환경을 알게 되셨죠.

그해 가을이 되자 저는 고등학교 입학을 바라보며 새로운 걱정거리가 생겼습니다. 선생님께서 아셨을진 모르지만, 고등학교 등록금이 너무 비싸서 걱정이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때에 선생님은 제게 안부와 함께 고등학교를 정했느냐고 물으셨습니다. 저는 표정이 어두웠고 아직 결정은 못 했지만 두 곳 중에 고민 중이라 말씀드렸습니다. 선생님께선 등록금이 비쌀 거라며 내가 지원해 줄 테니 일단 부모님께 가서 말씀드리고 선택하라고, 거절해도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돈은 너무 부담스럽고 받기 죄송스러웠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해 주셨죠. “네가 부담스러울까 봐 망설였다. 나는 네가 세상엔 누군가를 생각해주는 사람이 제법 있다는 걸 알면 좋겠구나. 그게 바로 사회란다.” 이 말을 듣고 저는 꼭 선생님처럼 멋진 어른이 될 거라고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께 말씀드렸습니다. 꼭 성공해서 돌려드리겠다고. 그러자 선생님은 “아니, 반드시 내게 돌려줄 필요는 없다. 난 단지 너에게 투자한 거로 생각하마. 하지만 이거 하나만 약속해주렴. 어른이 돼서 성공하든 그렇지 않든 내가 너에게 한 것처럼 너도 다른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었으면 좋겠구나”라고 하셨습니다.

선생님, 반드시 약속 지키겠습니다. 정말 감사드리고 사랑합니다.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