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官錄>首將 교체기… 내년 경제정책방향 발표 늦춰질듯

내달 돼야 새부총리 취임 예상
업무보고 받은 뒤 ‘방향’ 수립
내년 1월 돼야 발표 가능할듯

洪후보“고용·투자 등 지표부진
올 성장률 전망치보다 밑돌듯”

내년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심의가 한창인 상황에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교체되면서 내년 예산안뿐만 아니라 경제정책방향 수립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2019년 경제정책방향’ 발표 시기가 올해 12월에서 내년 1월로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경제 부처에 따르면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11일 서울 중구 청계천로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기재부 세제실 업무 보고를 받은 데 이어 이날에는 국제금융국 등의 업무 보고를 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 후보자가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만큼 국정 현안을 잘 알고 있어서 업무 파악에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 경제정책방향 수립에 본격적으로 착수해야 할 시기에 업무 보고를 받는 상황이어서 내년 경제정책방향 발표 시기가 예년보다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 일정에 따라 유동적이기는 하지만, 홍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마치고 취임하는 시기는 11월은 어렵고, 12월이 돼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홍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는 병역 면제 등 신상에 대한 것 외에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에 대한 생각 등 정책 분야에 대한 꼼꼼한 검증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 관가(官街)에서는 “매년 경제정책방향을 준비하는 데 최소 보름 이상의 시간이 걸리고, 청와대와 관련 부처 등과 협의도 해야 해서 새로운 부총리 취임이 올해 12월에 이뤄지면 새해 경제정책방향 확정은 내년 1월이나 돼야 가능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예산 시즌’에 경제부총리 인사 발표가 나면서 내년 예산안 심의 차질에 이어 기재부의 가장 중요한 행사인 새해 경제정책방향 발표 시기도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홍 후보자는 지난 11일 기자들과 만나 “올해 성장률이 정부 생각보다 다소 밑돌 것”이라면서 “애초 생각했던 성장률에 못 미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9%, 내년은 2.8%로 각각 전망했는데, 두 수치 모두 하향조정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홍 후보자는 “고용, 투자 등 경제 지표가 부진하다”며 “‘경제관계장관회의’ 이름을 6개월 또는 1년간 ‘경제활력대책회의’로 바꿔서라도 어려움을 타개하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경기 침체, 위기라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경제부처 관계자는 “아직 홍 후보자의 정책 구상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홍 후보자의 생각이 구체화하면 소득주도성장 등 정책 노선을 둘러싼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