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北, 미사일기지 폐기 약속 없었다”

김의겸 대변인 브리핑 논란
“ICBM · IRBM 무관한 기지
韓·美당국 훨씬 상세히 파악
북한이 美 기만한 것 아니다”
美의 입장과 판이하게 달라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3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북한의 삭간몰 비밀 기지에서 미사일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 “북한은 미사일 기지 폐기가 의무조항인 어떤 협정도 맺은 적이 없다”며 “기만이라고 하는 건 적절한 표현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이 미사일 기지를 폐기하겠다고 약속한 적이 없고 이러한 미사일 기지가 있다는 것 자체가 (미·북) 협상을 조기에 성사시켜야 될 필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변인은 또 “(미사일을) 신고해야 될 어떤 협정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신고받을 주체도 없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어 “한·미 정보당국이 군사용 위성을 이용해서 이미 훨씬 더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는 내용”이라며 “면밀하게 주시 중인데 (CSIS 보고서에) 새로운 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특히 CSIS가 상세히 분석한 삭간몰 미사일 기지에 대해 “‘스커드’나 ‘노동’ 등 단거리용”이라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과는 무관한 기지”라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북한 비핵화 문제에 있어 삭간몰 미사일 기지 자체가 핵시설과 직접 연계돼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기만당했다’는 외신의 지적에 대해 “기만의 주체는 북한이 될 텐데 북한이 기만한 적이 없다”며 “북한이 이런 단거리 미사일에 대해 폐기한다든지 미사일 기지 폐기 약속을 한 적이 없다”고 거듭 반박했다.

한편 김 대변인은 CSIS 보고서를 반박하는 브리핑을 미국과 상의했는지에 대해 “미국과 상의했는지 모르겠다”며 “우리 국가안보실 쪽과 상의해 안보실 쪽에서 설명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청와대가 북한 측 입장을 해명해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그게 왜 비판이 되냐”며 “기만, 기밀, 미신고 이런 내용들이 북·미 간의 대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고 대화를 가로막고 협상 테이블이 열리는 것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에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민환·박준희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