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간몰 기지, 核시설과 연계 불분명”… 北 대변하는 듯한 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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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의겸 대변인 브리핑 논란

“스커드 등 단거리 미사일 시설
신고해야 할 어떤 협정도 없어
美CSIS 보고서 새 내용 없다”

“이러한 미사일 기지 존재가
협상 조기성사 필요성 증명”

“기만·기밀·미신고 같은 말
되레 北美협상 저해할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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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겸(사진) 청와대 대변인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미신고 미사일 기지를 최소 13곳 확인했다’는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보고서와 관련, “한·미 정보당국이 이미 군사형 위성을 이용해 훨씬 더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는 내용”이라며 “새로운 내용은 하나도 없다”고 평가했다.

김 대변인은 도리어 이 보고서를 인용 보도한 미 유력 매체 뉴욕타임스가 “위성 사진은 북한이 큰 기만(deception)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표현한 데 대해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이 미사일 기지들을 폐기하겠다고 약속한 적이 없고, 이 미사일 기지 폐기가 의무조항인 어떤 협정도 맺은 적이 없다”며 “미신고라는 표현도 마찬가지로, 신고해야 될 어떤 협정도 현재까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까지 북한은 CSIS 보고서에 대해 해명을 내놓거나 입장을 표명한 적이 없다. 이에 따라 청와대 대변인이 북한 측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대변인은 보고서에 언급된 황해북도 황주군 삭간몰 일대의 미사일 기지와 관련해서도 “‘스커드’와 ‘노동’ 등 단거리용”이라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과는 무관한 기지”라고 해명했다. 이어 “오히려 이러한 미사일 기지가 있다는 것 자체가 협상을 조기에 성사시켜야 될 필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CSIS 보고서와 관련, 미국 측과 상의해 빨리 공개하고 오해를 푸는 게 좋겠다고 판단한 것인가.

“미국과 상의했는지는 모르겠다. 우리 안보실 쪽에서 상의해서 설명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

―뉴욕타임스 기사에서 ‘기만’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자신의 외교가 북핵시설 등을 없애고 있다’고 말한 데 대한 것이 아닌가.

“트럼프 대통령의 말 자체가 기만이라는 게 아니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기만당했다고 한 것이지 않나. 그럼 기만의 주체는 북한이 될 텐데, 북한이 기만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북한이 이런 단거리 미사일 폐기나 미사일 기지 폐기를 약속한 적이 없다. 그걸 기만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삭간몰 등 단거리 미사일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내용에서 제외된 것인가.

“이 문제들도 지금 우리가 평화 정착을 위해 여러 조처를 시행하고 있지 않나. 긴 과정에서 같이 논의해야 할 문제다. 삭간몰 미사일 기지 자체가 핵시설과 직접 연계돼 있는지는 모르겠다. 이미 우리 정부는 국방백서 등을 통해서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1000기 넘게 확보하고 있다’고 매년 공개하고 있다. 1000기 안에는 삭간몰 등이 포함돼 있는 것이다.”

―북한이 미사일 폐기를 신고할 주체가 없다고 했는데 우리가 추진하는 비핵화 과정이 해당 미사일도 포함하는지, 한·미가 추가로 북측에 폐기를 요구할 핵 시설을 파악하고 있는가.

“첫 번째 질문에 답하자면 그런 내용들을 북·미 간에 협상을 해야 되는 거죠. 지금 동창리(미사일 엔진 시험장), 풍계리(핵 실험장)는 이미 폐쇄했고 진실성 검증 문제가 남아 있다. 9·19 평양 남북 공동성명에서 북한이 영변 핵시설까지 이야기했으니 그와 관련된 미국의 상응 조처에 따라 무엇이 더 나올 수도 있고, 현재 북·미 간 협상 단계에 있다. 핵시설의 추가 공개 문제도 포함됐다고 생각한다. 북·미 간의 비핵화 과정에서 필요한 조치들 속에.”

―청와대가 굳이 이처럼 (북한을 대신해) 해명을 하는 데 대한 비판이 있을 수 있다.

“그게 왜 비판이 되나. 남북, 북·미 대화의 필요성을 말씀드리고 있는 것 아니겠나. 기만, 기밀, 미신고 이런 내용들이 북·미 간 대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켜 대화를 가로막고 협상 테이블이 열리는 것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에 말씀드리는 것이다.”

―어제 남북도로 실무협의를 했는데 성과가 없었다. 연내 착공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나.

“9·19 남북공동성명 실천을 위해 남북 또는 한·미 간에 논의 중이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