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이미 對北제재 완화… 韓美동맹 약화 노려”

美 의회 자문기구 보고서
“北 노동자, 中 동북지역 복귀
국경 경제활동·여행 등 증가
中에 비핵화는 두번째 목표”

미국 의회에서 중국이 이미 대북제재를 완화하고 있으며 북한 비핵화보다는 주한미군 감축과 한·미 동맹 약화 등에 정책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14일 미 의회 자문기구인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CESRC)는 이날 발간한 연례보고서에서 “중국은 북한 핵무기 폐기까지 제재를 지속하겠다는 약속과 달리 제재 이행을 완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미국의 최대 압박 작전을 약화시키고 있다”며 “북한 노동자들의 중국 동북지역 복귀, 국경 지역 경제활동 및 여행 증가, 양측간 화물량 증가와 함께 경제 발전 논의를 위한 양국 고위급 인사 교환 등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중국은 북한에 대한 외교적 관여 정책에서 미국과 한국을 지지하면서도 이 과정에서 고립되거나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잃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UCESRC는 “중국은 한반도에 대한 지정학적 목표를 진전시킬 가능성을 보고 있다”며 “그 목표는 전쟁·불안정 회피와 한·미 동맹 약화에 있다”고 설명했다. UCESRC는 “이 목표 달성을 위해 중국은 한국전쟁 공식 종전을 위한 평화협정을 지지하고,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추진하며, 주한미군 감축을 밀어붙일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끝내는 것이 가치가 있다고 여기지만 후순위 정책 목표로 밀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UCESRC는 “(비핵화) 협상이 진행됨에 따라 중국은 외교 형식과 내용, 이행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중국이 북한 문제를 미·중 관계의 다른 문제들과 연계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당국은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민해방군을 북·중 국경 주변에 증강 배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UCESRC는 “중국의 북한 비상사태 대비는 난민 유입 통제와 국경 폐쇄, 대량파괴무기 통제, 북한 영토 주둔 등을 실행할 능력을 의미한다”며 “북한군이 중국의 개입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UCESRC는 “중국군이 북한에 들어가면 작전환경이 복잡해지고 한국 또는 미국 군대와 충돌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전망했다. UCESRC는 재무부에 중국의 대북제재 이행 사항을 담은 보고서를 180일 이내에 제출하라고 지시할 것을 의회에 권고했다.

워싱턴 = 김석 특파원 suk@munhwa.com